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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시-이성호] 양지(陽地)에서 드리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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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양지(陽地)에서 드리는 기도

주여!
양지바른 곳에서
얇은 옷 입지 않게 하시고
겨울철 끝까지 남은 잎새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 허락 하소서

이 세상 어딘가 구름 가리운
태양을 볼 수 없는 자들에게
추운 날 양지로 머물게 하시고
봄에만 피어나는 온기
식지 않게 하소서

장대비 내리는 날에
실한 우산 쓰지 않게 하시고
비 젖어 고마운
세상 속, 좋은 이웃 되게 하소서

따사로운 가슴으로 모닥불 피워 주시고
멈추지 않는 기도로
양지에 피어나는 겨울꽃 되게 하소서

<해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양지를 태양이 있는 곳, 즉 그의 신이 임재한 성소로 상징화한다.

기도 형식의 시로 그는 음지에 거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독교적 휴머니즘을 투영시키고 있다.

“태양을 볼 수 없는 자들에게/추운 날 양지로 머물게 하시고”라는 구절에서 양지에 있으면서 추워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의식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구원적 인간애가 발견된다. 

그는 비에 젖어도 서로 고마운 “좋은 이웃”이 되고 “따사로운 가슴으로 모닥불 피워” “양지에 피어나는 겨울 꽃”이 되길 소망하며 “온기” 따뜻한 사랑을 시적 주제로 하여 시적 가치를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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