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김복선] 초록풀잎 하나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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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file/Pro5/1235051914_lC6SKw2y_Untitled.png)
김복선(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초록풀잎 하나
초록풀잎 하나
붉은 해가 그림자 드리우는
언덕에서
초록풀잎 하나 되어 누워본다
노을이 짙어가는 하늘 가
간간히 흐르는
풀피리 소리
파르르 파르르르
풀벌레 품는 소리
애잔한 얼굴 하나
풀잎위에 눕는다
메마른 잎술에
초록빛 그리움
가슴 숲을 지나는
풀피리 소리
<해 설>
9월이 다시 왔다. 9월의 해는 그 그림자를 언덕이나 들판 위에 보다 길게 드리운다.
언덕에서
초록풀잎 하나 되어 누워본다
노을이 짙어가는 하늘 가
간간히 흐르는
풀피리 소리
파르르 파르르르
풀벌레 품는 소리
애잔한 얼굴 하나
풀잎위에 눕는다
메마른 잎술에
초록빛 그리움
가슴 숲을 지나는
풀피리 소리
<해 설>
9월이 다시 왔다. 9월의 해는 그 그림자를 언덕이나 들판 위에 보다 길게 드리운다.
이 작품 속의 화자 역시 그 긴 햇빛 그림자 드리운 언덕 위에 하나의 풀잎으로
누워 가을 하늘을 바라본다. 간간히 들려오는 풀벌레가 부르는 풀피리소리는 고향의 옛 사람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 옛사람은 자신의 초록 풀잎 위에 몸을 눕히는 것이다. 이
같이 9월은 잊혀진 사랑을 다시 만나는 환상과 꿈의 계절이다.
더구나
이국에서 나그네로 살아가는 이민자에겐 그 애모의 정이 더욱 깊고 애잔하다. 여기 풀벌레가 부르는 풀벌레소리는
다름 아닌 작가의 가슴속 깊이 숨은 자아의 영혼이 부르는 애달픈 사랑의 노래이리라.
9월엔 사랑을 하자. 만나지 못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도 슬퍼서 아름다운 것이다. 아니
이룰 수 없기에 그 사랑은 더 영원한 것이리라.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