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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혜 시인의 신앙시] 겨울 플라타너스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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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혜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겨울 플라타너스를 바라보며

   
아파트 앞 
양팔이 잘린 앙상한
겨울 플라타너스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무정한 사정의 칼날에 베어져
영겁의 바다 속에 사장된 세속의 인연들을
 
겨우내 모진 강풍에
큰 키가 휘둘리더니
잎새 마저 다 벗어버린 이 가벼움!
양팔이 잘리고도
하늘 향한 일편단심 변함없어라
 
나도 겨울 플라타너스처럼
완전히 벗어 버릴 순 없을까
전신에 넘치는 오만 방자함과
욕망의 구름덩어리들로 늘 복부비만이지만
아무도 충고 해 주지 않는다
 
양심에 내리 꽂히는 날 선 각성
연신 허리 굽혀 잘도 지내더니
오늘은, 흰 눈으로 치장하여
한결 살이 오른 통통한 모습!
 
내가 만약 화장을 지운 채로
외출한다면 얼마나 보기 싫을까?
       
한 벌의 죄를 겹겹이 걸쳐 입고
잘도 지내는 군상들!
 
플라타너스가 허리를 굽힐 때마다
마치, 죄악 덩어리가 쏟아지듯
후두둑 떨어지는 눈덩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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