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박순자] 눈 나무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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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자(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눈 나무
뭇 생명 위하여
피와 물 다 태우고
흰 꽃으로 피어난 수호천사.
온 세속을 다 태우고
순백의 영혼으로 피어난
백의 천사.
화형의 희생
향기 높은 설화로 부활되신
보혈의 당신,
그 영광의 옷 찬란하도다.
<해설>
좋은 시는 그 주제의식의 품격이 숭엄하고 표현미가 참신한 이미지로 구축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중심적 사상은 구원과 희생이다. 그 구원과 희생의 시적 주제를 물의 속성을 지닌 눈에 덮힌 나무를 불의
이미지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미학성을 보여준다.
흰 눈을 쓴 나무는 불에 모든 세속적 자아, 특히 물과 피를 다 태운 화형의 의례를 거친 후 남은 순백의 영혼을 지닌 꽃과 천사의 이미지요 그리스도의 표상이다.
눈꽃이 핀 나무의 아름다움은 불로 희생한 구원적 사랑의 향기가 드높다. 그리하여
눈꽃은 보혈의 꽃이요 영광의 옷으로 그 빛이 찬란한 것이다. 작가가 깊은 성심으로 진솔한 인류구원의
모티프, 그리고 신선한 이미지를 축조한 시 예술을 창조했다고 본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