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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조영철] 배꽃

시애틀N 조회 : 4,583

조영철 시인(서북미 문인협회 이사장)

 
배꽃
 
 
배꽃에 어둠이 쌓이자
별들이 내려앉는다
잎잎이 별이 된 배꽃
밤하늘이 어깨를 내준다
 
나도 배꽃 같이 살고 싶어
길 떠난 밤
돌멩이만 툭툭 건들며
헛발질만 하느니
차라리 떼돈을 만지는
재벌이 되는 게 쉬울 것 같아
80년을 헤맸지만
끝내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늦은 가을 밤에 배꽃을 찾았다
 
황금 같은 달덩이가 맨발로 뛰어오며
별이면 어떻고
돌멩이면 어떠냐고
젖가슴 풀어 놓고
마른 목부터 축이란다.
 
 
<해 설>
 
사람은 평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자와 하고 싶은 일보다 더 중요한 현실적인 일을 하는 자로 분류할 수가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자는 성공 여부를 떠나 큰 후회가 없으나 현실에 매여 사는 자는 대개 성공을 하더라도 하고 싶었던 일에 큰 미련을 갖는다

이 작품 속의 화자는 “배꽃”같은 삶을 살고 싶었으나 “재벌”의 길로 들어서 80년을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다행이 늦은 나이이지만 이제 다시 “배꽃‘을 찾았다. 그 배꽃은 별의 삶이요 문학의 삶을 상징한다. 그가 시인으로의 삶을 다시 시작하려는 때를 맞추어 시신(詩神) 달이 맨발로 뛰어와 그를 격려하는 것이다

이제 그는 가슴을 풀어 제치고 문학에 집중하여 황금 같은 시와 삶의 열매를 수확하리라 확신한다. 필자 역시 맨발로 뛰어가 그에게 경하의 꽃다발을 주고 싶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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