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시- 문희동] 봄은 오는데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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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동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매서운
겨울 폭설로 얼룩진 세상에
소리 없이 견디어 낸 참새들이
부리에 봄씨를 물고 온다.
봄볕이
가물가물 하던 허공
새들의 지저귐에 무지개 피어나고
치솟는 새싹들이 방끗 봄미소를 짓는다.
풀잎들이
새 옷으로 겨울을 훨훨 털고
눈, 이불 얇게 덮어쓴 동백꽃도
봄바람에 살며시 눈꽃을 흩뿌린다.
분주히
날아다니는 제비 떼 소리에
개나리도 긴 기지개 펴고
일찍 솟은 햇님께 아침 문안드린다.
<해설>
소리 없이 견디어 낸 참새들이
부리에 봄씨를 물고 온다.
새들의 지저귐에 무지개 피어나고
치솟는 새싹들이 방끗 봄미소를 짓는다.
눈, 이불 얇게 덮어쓴 동백꽃도
봄바람에 살며시 눈꽃을 흩뿌린다.
개나리도 긴 기지개 펴고
일찍 솟은 햇님께 아침 문안드린다.
시애틀의 지난 겨울철은 잦은 폭설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자연은 조용히 감내하였으나 사람들만이 소란을 피우고 아우성이었다.
작가는
폭설로 얼룩진 세상을 소리없이 잘 견디어 낸 참새들을 어여쁘게 바라본다. 세상의 주인처럼 행세하는 사람들보다는
정작 침묵으로 인내하던 새들이 새 봄씨를 물고 오고 풀잎들이 봄을 향유함을 시인은 통찰한다.
따라서 작가는
인간도 자연처럼 시련 앞에서 혼란스럽게 살 것이 아니라 조용히 감내할 것과 부단한 노력으로 겨울 후의 봄같은 새 세계를 창조할 것을 시적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시적 의미의 깊이가 독자들의 의식을 새롭게 깨우는 기능을 하고 있어 작품의 가치성이 크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