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엄경제] 산과 안개구름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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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file/Pro5/1235051914_aHWjq6tC_1235051914_DoMyfIvk_847763317_6RulP52D_1374094250_YHLO9Aco_EC9784EAB2BDECA09C.jpg)
엄경제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산과
안개구름
절벽으로만
보이던 그 곳에도
사이사이 길은 나 있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귀천의 구분은 벌써 벌거숭이 나체가 되어
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선이 된다
여느 산 가리지 않고
높은 곳 올라보면
출신이 다른 산들도 각자의 개성을 내려놓고
안개구름에 몸을 내어준 채
서로의 어깨를 맞닥트린다
산과 산 이어주는 하얀 비단 밟고
미끄러지듯 떠다니며
꿈과 꿈을 엮어 보면
신비한 세상은 또 하나 펼쳐진다
동쪽 하늘에 설익은 능금 하나 솟고
비단 물결은 어느 사이 수줍음으로 낯을 붉힌다
머무르지 않고 잡을 수 없으므로
첫사랑
아직도 여물지 못한 풋내기들은
까치발 띠고
올록볼록 저마다 기지개 켜며
나야 나 소리 지르니
흩어진 영혼들 모두 모여
다시금 인화되어 하나가 된다
사이사이 길은 나 있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귀천의 구분은 벌써 벌거숭이 나체가 되어
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선이 된다
여느 산 가리지 않고
높은 곳 올라보면
출신이 다른 산들도 각자의 개성을 내려놓고
안개구름에 몸을 내어준 채
서로의 어깨를 맞닥트린다
산과 산 이어주는 하얀 비단 밟고
미끄러지듯 떠다니며
꿈과 꿈을 엮어 보면
신비한 세상은 또 하나 펼쳐진다
동쪽 하늘에 설익은 능금 하나 솟고
비단 물결은 어느 사이 수줍음으로 낯을 붉힌다
머무르지 않고 잡을 수 없으므로
까치발 띠고
올록볼록 저마다 기지개 켜며
나야 나 소리 지르니
흩어진 영혼들 모두 모여
다시금 인화되어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