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갈대는 하늘만 바라본다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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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는 하늘만 바라본다
-계사년 새 아침에-
흙바람에 흔들리는
한 생명이고자…
손은 텅 비었고
발 뿌리마저 뻗을 곳이 절벽이라고
한 발 물러서 있는 하늘을 우러러
우짖는 갈대
하늘은 신(神)이 아니었다
그래서 삭풍에 떠는 울음을 듣지못한다
오직 한 길로 걷는 그림자로
그윽이 바라다 볼 뿐이다
바라다보는 것은
기다림이라는 눈빛으로
바람을 먹어야 사는 벌판에서
쉽게 피는 꽃이 쉽게 지고
눈물로 내린 뿌리가
오래 흔들린다고
하늘도 바람을 기다린다
젖은 어깨라도 비벼보자
서로 얽혀 한 몸으로 기다리면
어떤 상처인들 영원할 수 있으리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에
별이 되어 흔들어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