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최재준] 절벽 위에서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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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준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절벽 위에서
등을 돌리고 선 절벽은 보지 못한다
아름다운 등 뒤의 마을
하늘에 닿은 유리 호수의 눈망울
산맥이 이어진 아늑한 곡선
절벽은 절벽 위를 보지 못한다
벼랑 위에서 가슴을 연 제비꽃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꿈꾸는 소나무
쪼그리고 앉아 흐느끼는 풀잎
절벽 위에선 절벽을 가늠할 수 없다
기어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여
내가 외로웠을 때
절벽은 절망만큼이나 깊었다
먼 거리에서
낭떠러지를 품은 산조차 지평선이 될 때
난 뒤돌아본다
절벽 위에서 투명인간처럼 당신을 사랑했던
아찔한 나의 슬픔을
아름다운 등 뒤의 마을
하늘에 닿은 유리 호수의 눈망울
산맥이 이어진 아늑한 곡선
벼랑 위에서 가슴을 연 제비꽃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꿈꾸는 소나무
쪼그리고 앉아 흐느끼는 풀잎
기어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여
내가 외로웠을 때
절벽은 절망만큼이나 깊었다
낭떠러지를 품은 산조차 지평선이 될 때
난 뒤돌아본다
절벽 위에서 투명인간처럼 당신을 사랑했던
아찔한 나의 슬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