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지소영] 이월의 시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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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영 시인(서북미문인협회 회원)
이월의 시
일월 둥둥 지나더니
봄을 안고 온다는 2월은
새 달을 만들고 있습니다
보일듯 말듯
희미한 눈발은 띄엄띄엄
언 마음곁으로 서성거리고
고향도 설도 아득한 전설처럼
바래어진 땅에서
사람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고 있습니다
뭉클 명치 끝을 치고 저려오는 흉통에
손발을 풀고
가만히 몸을 감으면
피지 못하고 죄고 있던 검푸른 근육들이
채찍하며
연동운동을 시킵니다
존재의 이유에 목탔던
젊은 날은
쑥쑥 뼈마디를 빠져나가고
야윈 손끝에서 봄소리 기다리는
한 이방인의 삶에
그믐이 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