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열일곱살이에요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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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자 소설가
열일곱살이에요
나는
열일곱 살, 당신 생각에 가슴이 울렁거려요. 뚝딱 뚝딱.
그
노래가 입안에서 뱅글뱅글 돌아요. 열일곱 살이라 속삭여주고 싶었어요.
“쉬!” 조용히 조용히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나무 아래로 와주세요.
아뿔사! 일본 병사들이 먼저 들이닥첬군요! 철컹철컹 찬 칼 허벅지엔 총이
길어요.
그
노래가 입안에서 뱅글뱅글 돌아요. 열일곱 살이라 속삭여 주고 싶었어요.
꿀이
줄줄 흐르는 것 같은 고향 달하고 똑 같은 달밤에도 이젠 가슴이 아야야.
그
노래가 입 안에서 뱅글뱅글 돌아요. 열일곱 살이라 속삭여주고 싶었어요.
일본군은
쾌락의 십분 동안에만 칼을 놓았죠. 그들이 꿀맛을 맛봤나요?
햇빛이
매끌한 노란색으로 내려쪼이는 날에도 가슴이 아야야.
당신의
머리를 내 무릎 안에 뉘고 “봄이 오면”을 불러드리고 싶었어요.
병사들은
쾌락의 십분 동안에만 칼을 놓았죠. 그들이 깨소금을 맛봤나요?
내
몸이 뚫릴 때마다, 해변가에 몰려들어 싸인 쓰레기 더미로 내가 밀렸죠.
당신의
머리를 내 무릎누이고 “봄이 오면”을 불러드리고 싶었어요.
나는
열일곱 살, 당신 생각에 가슴이 울렁거렸죠. 뚝딱
뚝딱.
내
몸이 뚫릴 때마다, 해변가에 몰려들어 싸인 쓰레기 더미로 내가 밀렸죠.
“쉬!” 조용히 조용히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나무 아래로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