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시-박보원] 황혼
시애틀N
조회 : 4,014
박보원(오레곤 문인협회 회원)
황 혼
붉게 물들은 저녁노을
어둠에 묻혀갈 때
지난 세월 쌓이고 쌓였던
모든 번뇌 함께 사라져 가리
햇빛의 찬란함
축복의 빗소리
거센 폭풍의 두려움
모두가 다
떠나가는 세월 속에 잠겨버리네
어둠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한 줄기 별이 뜰 즈음
나 조용히 편안한 마음으로
밝음을 향하여
빛을 따라 진리 찾아가리.
<해 설>
‘낮은 빛’ 밤은 어둠의 시간이다. 빛의 시간은 생명의 약동과 노동의 세계요 어둠의 시간은 평안의 세계이다.
황혼은 낮과 밤의 경계의 시간이다. 이 작품 속에서 화자는 황혼이 어둠으로 변할 때 삶의 번뇌가 사라짐을 본다.
어둠은 그의 찬란했던 삶과 축복, 그리고 시련과 불안도 망각으로 덮는다. 그러나 그 망각의 어둠에서 그는 다시 별을 본다.
이 별과의 만남은 그가 세속적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신세계를 견득할 때 이루어진다. 이 별빛은 세속의 번뇌가 없는 평안의 정신세계, 신의 섭리가 주재하는 진리의 세계를 상징한다.
작가는 그의 삶을 통해 성찰한 깨달음, 즉 세속적 삶의 초월을 시적 주제로 구축해 독자들을 종교적 신성한 세계로 인도하여 시적의미를 공고히 하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