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있나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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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선 매주 일요일에 무료 점심을 제공한다.
입주민들은 여기에서 음식과 음료를 즐기는 한편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교도 쌓는다.
여기에 단골로 나타나는 주민은 둘이다. 나그네와 은퇴한 백인 목사.
나그네는 조용히 식사만 하는 편이고
은퇴 목사는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활발하다 못해 필사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나그네는 한끼 때우는게 목적이고, 은퇴 목사는 친교가 목적인 듯하다.
한참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하나씩 둘씩 가버리고
나그네와 은목만 남는다.
그러면 은목은 마침내 나그네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은목에겐 아들 하나가 있는데 타주에 있는 신학대학 교수라 한다.
그런데 그 동안 관찰한 바로는 아들이 아버지를 거의 나몰라라 팽개친 것 같다.
은목은 은퇴연금과 가끔 생기는 결혼식 주례비로 생활한다고 하고.
아무튼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은목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에구 자식 교수라 해도 아버지는 이리 낭인 비슷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니
인생살이 뭐있나 하는 생각이 나그네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