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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접촉입니다"

시애틀N 조회 : 8,189

권선영 화가(S미술학원 원장)
 

"편지는 접촉입니다"

 
전화기 등의 통신수단이 발명되기 전, 사람들은 지인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거나 사교모임 등을 위해서 편지를 써서 전달하였습니다

특히나 1800년대 유럽의 신사, 숙녀들이 하루에도 몇 통씩 편지를 쓰는 것은 일상의 습관이었답니다. 파리와 같은 유럽의 큰 도시에서는 하루에 두 번씩 편지배달이 이루어져 한 사람이 아침에 편지를 써서 보내면 받은 사람이 다시 오후에 답장을 보내곤 하기도 하였답니다.

1890, 파리에서 일본의 판화작품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 여류화가인 메리 카사트(Mary Cassatt)는 이 일본판화전시를 본 후에 색감과 구도에 매료되어 동료 화가이자 친구인 버드 모리죠(Berthe Morisot)에게 본인의 감동을 바로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카사트는 그 전시를 통해 얻은 영감으로 여인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담은 판화 작품들을 시리즈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녀가 그려낸 대상은 프랑스 여인들이었지만, 그려내는 스타일은 아시아적인 분위기를 잔뜩 담은 색조와 구성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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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 나타난 작품은 그녀가 만들어낸 판화 작업 시리즈 중 하나인편지(The Letter)’ 이며, 단순화되고 평면적인 구성력과 절제된 밝기의 색감에 의해 표현된 그녀의 판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편지란 작품 보면서 손글씨 편지가 생각났다
 
그림에 나타난 편지봉투를 붙이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학창시절 손으로 써서 주고 받던손글씨 편지가 문득 그리워지면서 옛 추억을 되돌려보게 됩니다.

수업시간 선생님 몰래 연습장에 글을 써서 친구들과 돌려보던 재미나, 방학 동안 보지 못하는 친구에게 예쁜 편지지 속에다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우체통에 넣었던 기억, 여행지의 추억이나 기념으로 친지들에게 인사를 전하던 그림엽서 등 머릿속에 그려지는 옛 추억들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해줍니다.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 익숙해진 전자우편이 있고 더구나 손안에 잡히는 전화기를 통해 바로 바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인스턴트 메신저나 여러 가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소식을 확인하고 답할 수 있기에 초스피드화된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소통수단은 어떠한 변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 변화로 인해 우리에게 변화된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손으로 편지를 쓰다 보면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문장을 만들어야 하며 문맥의 서두를 다루면서 전달 내용을 쓰더라도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할지, 혹은 어떻게 하면 인사말을 인상 깊게 들어갈지 한 두 번의 고민 속에 문장을 쓰고 또 지우고 다른 종이에다 다시 옮겨 쓰고 하면서 문장력의 연결성과 다양한 표현력에 대해 반복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어휘력과 문장력의 기본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젠 인스턴트 메신저나 문자의 시대가 되다
 
그에 반해 인스턴트 메신저나 문자를 하는 것은 편지를 교환하는 것보다 전화 대화를 하는 것과 유사하기에, 즉흥적이고 핵심적인 소통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상대방에게 전달할 사항들을 메모 형식으로 남기게 되고 전달받는 속도도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인간관계 속에서 문자나 소셜 네트워크 사용이 늘어나면서 소통의 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전달력을 접하며 살아가다 보니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의 순간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또 그런 일상의 모습들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요리나 살림살이 전반에 관한 정보들을 나누거나 관심 있는 취미생활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이나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관심분야에 있어 특별한 자격증이나 전문적인 타이틀이 없어도 타인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해가면서 다수로부터 주목받는 기회 또한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공식적인 정보 공개는 자연스레 나누어지고 전달되며 전반적인 사람들의 관심도가 점점 개인적인 사생활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1)사회적이고 정치적이고 혹은 외교적인 뉴스들로 주목 받던 여러 가지 관심거리들이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관심의 폭이 커지면서 지인들의 사교나눔을 벗어나 모르는 타인의 사생활까지 쉽게 접하게 되는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간편한 전달 수단을 사용하다 보니 글의 문장력보다는 전달력에 주력하게 되기에 핵심적인 내용을 위한 단어들의 나열을 우선하게 됩니다. 언어의 문법이나 특히 단어의 스펠링오타도 자주 생기게 되지만 자동수정장치가 따라와서 굳이 정확한 문법이나 단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손쉽게 수정이 가능해졌습니다.

(2)이러한 편리함은 우리의 판단력과 사고력까지 단순하게 만들어주며 사고의 게으름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접촉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보면, 책상에 앉아서 펜대에 잉크를 찍어가며 종이에 펜촉이 닿는 음률까지 느껴지는 19세기 프랑스의 어느 여인의 공간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몇 분이고 몇 시간이고 편지를 읽을 상대방을 생각하며 편지의 내용을 여러 번 고쳐가며 써내려 갔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 표현력의 신중함까지 상상하게 됩니다.  

이 여인이 입고 있는 드레스의 무늬와 뒷배경에 보여지는 벽지의 무늬, 짙은 색의 책상이 주는 중후함까지 연결성을 이루며 로맨틱한 순간의 스냅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우편배달부 아저씨가 전달해주던 편지의 추억은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있고 이곳 유피에스 (UPS) 아저씨의 소포배달트럭을 접하면서 다소 위로(?)를 받습니다.

디지털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우리의 문화는접촉의 시대에서접속의 시대로 변화되어 왔습니다. 간편하고 편리한 의사소통의 여러 수단들이 개발되면서 우리의 소통은 얼마나 큰 의미를 차지해가고 있는지

새해가 되고 지인들과 덕담을 나누고 안부인사를 주고 받는 이 시간 속에서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반문해 봅니다.
 
 
**필자인 S미술학원 권선영 원장은 한국 홍대 미대와 뉴욕 RIT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등 유럽 생활을 통한 문화 경험은 물론 15년 이상 미국 내 학생 미술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각양각색인 입시 자료나 시시각각 변하는 현 작가들의 작품경향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력을 기반으로 깨어있는 시각을 통한 미술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레이크우드, 벨뷰, 페더럴웨이 스튜디오에서 각 학생의 지원대학에 맞는 포트폴리오 작품을 분석하고 입시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문의: 253-304-5903/ studios.artclass@gmail.com
 
<페더럴웨이 스튜디오> 1522 S. Dash Point RD, Federal Way, WA 98003
<벨뷰 스튜디오> 555 116th Ave. NE, Suite 150, Bellevue, WA 98004
<레이크우드 스튜디오
> 9702 S.Tacoma Way, Suite 101, Lakewood, WA 98499



권선영의 머리로 그리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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