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깨는 사람들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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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영 화가(S미술학원 원장)
돌 깨는 사람들
사실주의
문학과 더불어 19세기 중엽 프랑스 예술의 주류를 형성했던 ‘사실주의
미술’은 자연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에 중점을 둔 낭만주의 사조에 맞서서 현실 속 일상생활을 주제로
삼는 것을 중요시했습니다.
귀스타프
쿠르베(Gustave Courbetㆍ1819~1877)와
오노레 도미에(Honore Daumierㆍ1808~1879)가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쿠르베의 작업들은 꾸미고 보기좋게 그리는 것을 배제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관찰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속하는 시대의 풍속ㆍ관념ㆍ현실을 본대로 그린다”고 밝히면서 프랑스
사회의 부도덕성을 풍자하기도 하고 솔직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회적 고발을 재현하길 원하는 고집스런 사실주의작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윤곽선과 무채색의 표면으로 ‘힘듦’그 자체를 더욱 힘들게 표현하면서 화면 속의 두 인물의 현장감이 고조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보기에는 문제점이 없어 보이지만 이 그림이 1850~51년 살롱에 출품되었을 당시에는 노동자의 모습을 화면에 당당하게 그렸다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가 되었답니다.
지난
7일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의 기습 총격을 받고 편집장, 경찰관
등 12명이 사망한 사건의 주인공인 프랑스 언론매체,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는 시사만평으로 유명한 주간지입니다.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주간지의 이름 ‘샤를리’는 유명
카툰 캐릭터인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에서 따온 불어식 발음이며, 창간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던 샤를르 드골을 풍자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답니다.
엡도는 주간지(영어:weekly)라는 뜻입니다.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프랑스인들은 극단적 테러를 몰아내고자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나는 찰리이다(Je suis Charlie)’ 전세계가 ‘나도 찰리고 너도 찰리다’ 라며 어떤 이유에서라도 어느 누구라도 과격한 테러범에 의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외쳤습니다.
그 시사만평지의
작가들은 세상을 바라보고 사회를 둘러보며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표현방식이며 수많은 이들이 그들만의 방식을 즐기고 감상하며 공감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는
인간의 존엄적 가치입니다. 종이 한 장이 원인이 되어 사람의 목숨까지 잃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특정종교를 풍자하고 특정인을 빗대어서 표현한 그림이지만 솔직히 그 그림 속에서 선 하나만 바꾸면 다른 인물이
될 수도 있으며 특정인의 이름표를 달지 않았다면 비슷한 인물의 어느 누구라도 의심치 않을 종이 한 장에 불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적나라하게 특정인의 얼굴을 올린 것도 아니고 작가의 감정을 실은 이미지를 ‘풍자와 비평’이라는 양념으로 독특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려진
이미지로 인해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는 아무도 없습니다.
셋째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입니다. 종교나 정치나 어떤 단체이든지 인간의 기본 권리인 '자유'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인간의 기본권리인 '자유'를 권력으로 통제하는 자들과 ‘자유’를 억지로 강탈당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자들이 이 시간에도 동시대속에서 숨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시대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돌을 깨었으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단단한 돌을 또 깨어가야 할지요?
쿠르베의
작품 속에서 돌멩이를 나르는 젊은이와 돌을 깨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나이든 인물의 각기 다른 자세를 보면서 세대간의 짊어져야 할 영역의 차이와
역할의 방향성을 짚어보게 됩니다.
또한 현실 속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스스로 깨어가야
할 비판력과 깨어져야 할 판단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길러가는 길이 자유를
누리는 인간의 활동영역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사실주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예술로 변형
위에서
말했던 세가지 관점들을 나열해보면서 쿠르베가 주장했었던 “사실주의의 목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풍속ㆍ이상ㆍ모습 등을 예술로 변형시키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머릿속에 맴돌며 기억되어집니다.
그의
작품 ‘돌 깨는 사람들’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드레스덴 폭격 중에 소실됐지만 사진으로 우리에게 온전히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실제 작품은 눈앞에 사라졌지만 그 시대를 고발하고자 했던 그의 의지와 표현력은 무엇보다 강하게 전달되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인 S미술학원 권선영 원장은 한국 홍대 미대와 뉴욕 RIT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등 유럽 생활을 통한 문화 경험은 물론 15년 이상 미국 내 학생 미술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각양각색인 입시 자료나 시시각각 변하는 현 작가들의 작품경향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력을 기반으로 깨어있는 시각을 통한 미술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레이크우드, 벨뷰, 페더럴웨이 스튜디오에서 각 학생의 지원대학에 맞는 포트폴리오 작품을 분석하고 입시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의: 253-304-5903/ studios.artclass@gmail.com
<페더럴웨이 스튜디오> 1522 S. Dash Point RD, Federal Way, WA 98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