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편해 환수에 시간 걸리는 것일뿐..장기적으로 환수율 올라갈 것"
한국은행이 발행된 후 두장에 한장꼴로 장롱속으로 사라진 5만원권 화폐에 대해 지하경제로 유입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결도나 보관 편의 때문에 환수에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과거 만원권 환수율 추세를 봤을때 5만원권 환수율 역시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상욱 한국은행 발권국장은 24일 출입기자단 워크샵에서 '5만원권 관련 주요 이슈'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5만원권 2009년 6월 최초 발행 이후 올해 올해 10월21일 현재까지 누계 기준으로 88조1000억원이 발행됐으며, 이중 44.3%인 39조원이 환수되고 나머지 55.7%인 49조1000억원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5만원권은 발행된지 5년여 만에 발행잔액(49조1000억원)이 은행권 발행잔액(69조1000억원)의 약 71%를 차지했다. 나 국장은 5만원권 발행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5만원권의 거래 편의성, 경제규모 확대, 만원권 및 수표 대체효과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적액 기준 환수액/발행액 비율'(이하 환수율)은 발행 초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작년 6월말(47.6%) 정점을 보인 이후 10월21일 현재 44.3%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1973년 6월 발행 당시 최고액권이었던 만원권의 환수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원권 환수율은 발행된지 5년 후 44.9%로, 같은 기간 5만원권의 환수율과 비슷했다. 이후 만원권 환수율은 발행된지 12년 후 80%, 19년 후 90% 수준이었다.
나 국장은 "환수율은 한은과 금융기관 간의 화폐수급상황을 반영한 지표로, 금융기관, 가계, 기업간 유통되거나 이들의 화폐 보유상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의 5만원권 환수율 하락이 5만원권의 퇴장이나 지하자금 유입으로 단순히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원권 환수율 추세를 감안하면 5만원권 환수율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현금지급수단의 발달, 개인 및 기업의 현금이용행태 등에 의해 환수율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 국장은 환수율이 낮아지는 요인으로 5만원권의 청결도, 현금선호 경향, 보관 편의성 등을 꼽았다. 그는 "5만원권은 발행된지 약 5년밖에 경과되지 않아 유통화폐 청결도가 매우 높다"며 "금융기관이 손상화폐 교환을 위해 한국은행에 5만원권을 입금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의 유통화폐 청결도는 98.9%로 조사됐다.
이어 "저금리, 낮은 인플레이션율 등 거시경제여건에 따라 현금선호경향이 높아졌다"며 "거래 및 보관의 편의성으로 민간의 5만원권 수요가 확대됐다"고 설명헸다. 또 작년 2분기 이후 5만원권 발행액이 줄어드면서 금융기관 등의 5만원권 보유가 확대된 것도 환수액이 감소하는 원인이 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