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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08 08:55
눈산조망대/‘반토막 대화’ 공해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366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반토막 대화’ 공해
 

며칠 신문에서 웃기는 만평을 봤다.
비행기 안에서 우락부락하게 생긴 탑승객이 자기 건강검진 얘기를 셀폰으로 누군가에게 장황하게 떠벌이고 있고, 표정의 옆자리 승객은 스튜어디스를 붙들고 “우는 아기 옆이라도 좋으니 다른 자리로 옮겨달라”고 통사정한다

그가 손에 신문엔 FCC, 기내통화 허용검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다.
FCC(연방 통신관리국) 휠러 신임국장은 전화업계의 로비에 말려 들었는지 최근 기내 셀폰통화 금지규정의 해제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2년간 지켜져 규정을 푸는데 자신은 반대한다며 최종 결정은 항공사들 몫이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이통회사들은 신바람이 났다. 연간 240억달러의 추가수입이 굴러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내 셀폰통화 허용이 말처럼 간단하진 않다. 통상적으로 39,000피트 상공을 시속 550마일로 달리는 여객기 승객들에게 전화 회사들이 평지처럼 양질의 셀폰통화를 제공하려면 통신위성과 지상 안테나 보강 엄청난 시설 기술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는 투자비용을 비행기 대당 최소 200만달러, 최고 400만달러로 추산한다.전화회사들이 투자비용을 뽑기 위해 기내통화 고객들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해 연방 항공관리국(FAA)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행기 탑승객 50% 이상이 기내 셀폰통화 허용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항공사들 반응도 각각 다르다. 제트불루와 사우스웨스트는 찬성쪽, 델타는 반대쪽이고, 알라스카와 US항공은 관망쪽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기내통화 허용에 적극 반대한다. 나만이 아닐 것이다. 인천행 비행기에 탔다고 가상하면 끔찍하다. 태평양을 건너 장장 10 시간 날아가는 동안 무료해진 승객들이 너나없이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제트엔진 소음보다 크게 떠드는 통에 기내가 시장바닥처럼 틀림없다. 핸드폰이 통화용도를 넘어 시간 때우기 용도가 오래다.

진짜 문제는 셀폰통화가 기내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버스기차식당사무실 어느 공공장소에서든 남의 신경을 건드린다

무선전화가 사람 수만큼이나 많아지면서 셀폰 통화 소리가 새로운 공해로 대두됐다. 남의 통화를 어쩔 수없이 엿듣는 3자는 들리는 상대편 말의 덫에 걸려 헤어나지 못하다가 짜증을 낸다는 심리학의 정설이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라는 햄릿연극 대사는 모놀로그(독백)이고, 남녀가 시시덕거리는 TV드라마 대사는 다이알로그(dialogue, 대화)

다이알로그의 한쪽 말만 듣게 되는 셀폰통화는 ‘하프알로그(halfalogue, 반토막 대화)’이다
지난 2010 코넬대학 심리학자 로렌 엠버슨이 발표한 신조어는 다음해 뉴욕타임스에 의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엠버슨은 하프알로그가 다이알로그보다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녀는 사람간의 전화통화를 녹음한 수업시간에 한쪽 그룹 학생들에게는 하프알로그를, 다른 그룹에는 다이알로그 전체를 틀어놓고 수업한 결과 하프알로그 학생들이 공부에 많은 방해를 받았고, 통화의 대사도 기억해냈다고 보고했다.

앞서 말한 신문만평의 승객도 기내통화보다 하프알로그 자체에 짜증을 냈다고 봐야한다. 하프알로그는 규제 대상이 아닌 에티켓 문제이다. 실제로 대다수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는 통화를 작은 목소리로 짧게 마친다

실내인 경우는 아예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음악회나 장례식장에서 전화기의 벨소리를 꺼놓는 것과 매 한가지 에티켓이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와이파이 선진국이다. 강아지들도 휴대폰을 목에 걸고 다닌다는 우스개가 있다. 터널 속은 물론 심심산골과 낙도에서도 셀폰이 빵빵 터진다고 자랑하는데 하프알로그가 문제됐다는 얘기를 아직 들었다

국민 모두가 자제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런 ‘소소한’ 에티켓 문제에 신경 쓰지 않을 만큼 관대하기 때문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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