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층부에는 새롭게 쌓인 백색 눈이 빛나
한인들에게는
‘눈산’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캐스케이드 산맥의 제왕’ 마운트 레이니어가 겨울 속으로 성큼 달려가고
있다.
만년설이긴 하지만 산 상층부에는 새롭게 얹어진 하얀 눈으로 빛나고, 차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하단부에도 벌써 눈이 내려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겨울과 같은 수은주를 보인 이번 주말 드라이브를 했다는 시애틀N 독자가
여러 각도에서 담은 레이니어의 모습을 보내왔다.
1만4,410피트로 미국 본토에서 다섯번째로 높아
알래스카에
있는 맥킨리산을 제외하고 미국 본토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레이니어는 높이가 1만4,410피트(4,392m)이다.
1792년 태평양 연안을 항해하던 영국 해군 조지 밴쿠버 함장이 높이 솟은 이 산을 보고 친구인 레이니어 제독의 이름을 따서 산 이름을 명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레이니어는
현재 잠을 자고 있는 휴화산이다. 밑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정상 일부에 눈이 쌓이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아직도 이 산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단다.
미국 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1870년 두명, 첫 정상 등정 성공
1899년 3월 매킨리(W. McKinley) 대통령에
의해 미국의 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금으로부터 200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지구상에 계속된 빙하시대에 생겨난
이 산에는 26개의 빙하가 있는데 그 중 한곳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전체에서 최대규모를 자랑한단다.
‘바벨탑’을 쌓은 인간은 높은 산이 있으면
반드시 정상을 향해 도전을 하기 마련이다. 1859년 두 사람이 첫 정상 도전에 나섰지만 정상을 코
앞에 두고 등정에 실패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1870년 8월에는 세 사람이 도전했는데 그 중 한 명은 중간에 탈락하고
2명이 첫 정상 탈환에 성공을 한다.
남북전쟁에서
훈장을 받기도 했던 퇴역군인이었으며 당시 오리건 증기기관차 회사에서 일하던 스티븐스(Hazard Stevens)와
트럼프( P. B. Van Trump)가 주인공으로 이들은 자신들이 살던 올림피아로 돌아가 대대적인
영웅대접을 받았다.
이들이 산 정상에 도달했을 때엔
이미 날이 어두워지는 바람에, 근처의 얼음 동굴에 들어가서 화산 열의 도움으로 동사를 면하고 다음날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많은 이들이 정상에 올랐으며 현재도 연간 1만명이 정상 도전에 나서고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성공을 한다.
1888년에는 유명한 자연보호주의자인 존 뮤어(John Muir)가 사진작가를 동반하고 정상에
올랐는데 이로 인해 이 산은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873년63세의 롱마이어(Longmire)라는 노인이 정상 등반에 성공하고 하산하는 도중에 발견한
온천 부근에 숙소를 짓고 온천의 효과를 선전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롱마이어라는 지명이 붙은 이곳에는 현재 공원의 방문자센터와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레이니어 입구는 모두 4군데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모두 네 방향에 있다. 그 중 하나는 유일하게 연중 개방하고 있는
남서쪽 입구(Nisqually Entrance)로 박물관과 숙박시설이 있는 롱마이어를 통해 들어가 방문자센터가
있는 공원의 중심지역인 파라다이스로 가는 길이다. 숲에 덮인 경치가 너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주로
이 길을 선택해 공원으로 향한다.
또 하나는 북동쪽에서 들어가는 입구(White
River Entrance)인데 자동차로 올라가기 편리하게 포장이 잘 된 이 길 끝에는 이 공원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해발 6,400 피트 높이의 선라이즈(Sunrise) 전망대가
있어서 이 공원을 찾아왔을 때 절대 빼놓지 말고 구경해야 할 곳 중의 하나라는 평가를 듣는다.
세
번째는 남동쪽 입구(Stevens Canyon Entrance)를 통해 파라다이스로 들어가는 길인데
도중의 계곡과 폭포, 그리고 호수들은 모두 천하일품의 경치를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공원의 북서쪽에서 들어가는 입구(Carbon River Entrance)는 도로 상당 부분이 포장이
안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길이다. 그래서 산을 좋아하고 하이킹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두달전 가을의 모습도 보내와
겨울 옷을 입어가는 레이니어의 모습을 보내준 이 독자는 자신이 정확하게 2개월 전인 9월 중순 찾아 찍었던 푸르름의 가을 레이니어도 함께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