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다 이륙 6분 만에 추락
"189명 전원 사망한 라이온에어와 동일 기종"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157명 탑승객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CNN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사고가 발생해 탑승객 189명 전원이 사망한 지 5개월 만이다.
에티오피아 항공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전 8시38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을 이륙해 나이로비로 가던 보잉 737 정기편(편명 ET302)이 사고를 당했다"면서 "사고기에는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가 한명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 국영방송은 “사고기에는 33개 국적자가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에피오피아항공은 탑승객 국적은 케냐 32명, 캐나다 18명, 에티오피아 9명, 중국·이탈리아·미국 각 8명, 영국·프랑스 각 7명 등이라고 밝혔다. 탑승자 국적 중 한국은 없었다. 정확한 추락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스웨덴 항공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비행기는 이륙 후 상승속도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에티오피아 항공 최고경영자(CEO)인 테웰데 게브레마리암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기 기장이 이륙 직후 공항 관제사에게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회항을 요청해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게브레마리암은 추락 현장 방문 당시 현장에는 연기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의 방해 행위(사보타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종사는 8000시간 이상 비행한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추락한 '보잉 737-800 맥스'는 보잉 737 시리즈 최신 기종으로, 이전 정비 점검 때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티오피아 항공 측은 "승객과 승무원 사망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애도를 표한 후, "보잉기술팀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기술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는 작년 10월 자카르타에서 이륙 13분만에 추락, 탑승객 189명 전원이 사망한 라이온에어 항공기와 같은 기종이다. 5개월 만에 동종 항공기가 추락한 것이다. 하지만 항공사 안전 평가 전문 사이트 '에어라인 레이팅스'(Airline Ratings)의 제프리 토마스 편집장은 라이온에어의 추락과 에티오피아 항공의 추락은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온에어의 경우 공중속도의 급격한 변동이 있어 비행기 안에서부터 추락까지 흔들림이 계속 감지된 반면, 에티오피아의 경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모든 전파가 중단됐다는 설명. 전파 중단은 항공기의 치명적인 고장을 의미한다. 토마스는 이번 사고에 대해 엔진 결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티오피아 항공에선 지난 2010년에도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지중해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9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