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야경도 ‘명품’
한국일보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26일 밤 개최한 제 27회‘코리아나이트’행사는 가족과 친지들간에 시애틀 밤 나들이나 단합대회로
최고의 이벤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홈팀인 매리너스가 패배했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아름답고 속이 확 뚫릴 것 같은 명문 구장에서 경기를 즐기고, 한인들끼리 모여 한국말로 실컷 떠들고 함성을 지른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모두 날렸기 때문이다.
이날
할인가격으로 코리아 나이트를 관전한 한인들은 “미국에서 한국인을 위한 별도 행사가 마련됐다는 것 자체만도
의미가 있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친지간에 웃음꽃을 피운 것만으로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매리너스는
한인사회에 늘 감사”
○…시애틀
매리너스는 ‘코리아 나이트’경기가 27년째 계속 열릴 수 있도록 성원해준 한인사회에 감사의 뜻을 공식적으로 표했다.
구단의
코리아 나이트 코디네이터인 맥스 매닉스는 매리너스가 시애틀지역의 소수민족들이 야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나라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 중 매년 500~600명이 참관하는 행사는 코리아나이트
뿐”이라며 “매리너스 구단은 진심으로 한인 사회에 감사하며
이 행사 발전을 위해 구단 차원에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리너스는
일본ㆍ필리핀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 등의 소수민족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코리아 나이트’가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전광판에
한인모습 유달리 많이 내보내
○…매리너스는
이날‘코리아 나이트’를 배려해 경기 중간마다 대형 전광판에
한인들의 모습을 많이 내보냈다. 린우드에서 온 에리카 장씨는 이날 전광판에 두 번이나 얼굴이 나오는
행운을 맛봤다. 장씨는 “야구를 잘 모르지만 확 트인 구장에서
남편과 스트레스를 맘껏 푼데다 대형 전광판에 얼굴까지 나와 너무 기뻤고, 시애틀 다운타운의 명품인 야경도
즐겨 행복한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 등 4가족이 야구장을 찾았다는 페더럴웨이 김모씨도“한 집에 살면서도 각자 바빠서 말을 할 시간이 없었는데 오늘은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나들이 겸 단합대회를 열었다”고 기뻐했다.
토마스
강, “코리아 나이트는 한인 파워다”
○…이날
코리아 나이트 시구를 맡은 치과 의사 토마스 강 박사는 “코리아 나이트가 27년째 계속 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이는 한인사회의
파워”라고 말했다.
한인 2세로 한인밀집지역인 페더럴웨이 320가에서 ‘토마스 강’치과를 운영하는 강 박사는 이날 부인 케이티 강씨 및 두
아들 마이크(5), 마커스(4)와 함께 구장 안에서 매리너스 마스코트인 ‘무스’와 기념 촬영을 한 뒤 시구했다.
고등학교
때 연마한 레슬링느오 단단한 체구를 자랑하는 강 박사는 정확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져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전광판에 내 이름이 나오고 막상 마운드에 올라 수많은 관중 앞에 서니 정신이 없어 그냥 볼을 던졌다”고 말했다. 강 박사 부부는 “세이프코
필드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영광을 줘서 감사하다”며 “나를
포함해 한인 2세들이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코 필드 개폐식 지붕 위력
발휘
○…이날
코리아 나이트에서 세이프코 필드의 개폐식 지붕이 위력을 발휘했다. 실제 경기가 시작됐을 당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 모처럼 비가 내리자 경기장 측은 지붕을 닫아 경기를 진행하도록 했다.
린우드에
사는 존 박씨는 “코리아나이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일보로부터 구입한 표를 가지고 세이프코 필드로
떠나려는데 비가 억수처럼 쏟아졌다”며 “혹시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왔는데 지붕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씨는 “평소에 세이프코 필드 옆을 지나가면서도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비가 오면 지붕을 덮을 수 있는 구조로 돼있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며 “명문 구장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제27회 코리아나이트 이모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