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초기 입사 3년 이내 대부분 해고돼"
에버렛공장
직원들, 폐쇄여부 촉각 속 고용불안
에버렛
공장 787라인 닫을 가능성은 현재론‘반반’
지난해
어렵사리 보잉 메케닉으로 취직을 했던 한인 A씨는 근무한 지 1년도
안돼 오늘(31일)을 마지막으로 보잉을 그만두게 된다. 737맥스 참사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해고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A씨는 “입사한 지 최선을 다해 일을 했고, 매니저에게도 잘 보였는데도 노조가
해고대상자를 사실상 결정하면서 입사가 늦은 사람부터 차례대로 잘렸다”며 “내가 알고 있는 입사 3년이내 한인 직원들은 다 잘린 것 같다”고 말했다.
A씨 뿐 아니라 하던 사업을 접고 어렵사리 2년 전 부부가 보잉에 입사를 했던 B씨 부부도 둘 다 오늘까지 일을 하고 그만두게 됐다고 전해왔다.
이런
가운데 787기를 생산하고 있는 에버렛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한인 직원들도 해고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10년 전
보잉에 입사한 뒤 에버렛 787기 공장에서 메케닉으로 일을 하고 있는 한인 C씨는 “나한테도 언제 해고 통지가 날라올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보잉이 지난 29일
올해 2분기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에버렛 787기 라인
폐쇄 가능성을 비쳤기 때문이다.
보잉이
코로나팬데믹 초기 전체 인력의 10% 정도를 감원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경력이 10년 정도되는 만큼 잘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던 A씨는 “라인이 폐쇄되면 경력 여부와 상관없이 해고될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현재
보잉 에버렛 공장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릭 라슨 연방 하원 의원도 “현재 에버렛 공장에는 3만명의 정도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에버렛 공장 라인 폐쇄가 현실화하면 보잉 직원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한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린우드와 머킬티오, 에버렛 등의 경제는 보잉 영향권 아래에 있다. 만일 보잉이 에베럿 공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787기
라인을 폐쇄할 경우 지역 실업률은 물론이고 비즈니스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인구감소나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현재까지 787기 에버렛
공장의 폐쇄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월 10대씩 생산하던 787기를 월 6대로
줄이겠다는 방침은 공식화된 것이다. 당초 보잉은 787기
생산대수를 2021년 월 7대로 줄일 방침이었지만 이를 올해로
앞당겨 당장 6대로 더 축소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그만큼
상황이 급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보잉은 에버렛 공장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 등 2개 공장에서 787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하나로 통합할 경우 찰스턴 공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787기종 가운데
가장 큰 787-10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은 찰스턴 공장이 유일한데다 동체 부품이 미국 동부쪽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찰스턴의 임금이 워싱턴주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돼 이래저래 에버렛과
찰스턴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야할 경우 찰스턴이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보잉 공장 가동 문제는 단순하고 경제적인 논리로만 따질 수는 없고 정치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에버렛이
있는 워싱턴주는 민주당이 압도적인 곳이고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공화당 우세지역이다. 특히 사우스 캐롤라이나
린지 그레이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주지사와 막역한 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찰스턴이 유리하지만 만일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보잉이
에버렛 공장을 쉽게 폐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보잉은 787기 생산라인을 에버렛에 갖출 당시 워싱턴주 정부로부터 엄청난 세제혜택을 받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787기 생산대수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추가 인력감원은 불가피하고 이 경우 에버렛 공장이
주 타깃이 될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