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인 목사(갈보리장로교회 담임)
“신실한 일꾼 두기고”
골로새서 4장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의 위대한 사역자들을 소개합니다. “신실하고 사랑받는 형제 오네시모도 같이 보냅니다.” “함께 갇혀 있는 아리스다고와 바나바의 사촌 마가가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유스도라는 예수도 문안합니다. 나에게 위로가 되어 준 사람입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종인 에바브라가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사랑하는 의사 누가와 데마도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이들은 농구팀으로 비유하자면, 소위 주전 포워드 격의 멤버들입니다. 그러나 경기가 길어지며 부상으로 결장하거나, 체력이 저하된 주전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출전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아예 감기 몸살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습니다. 마가 – 한동안 주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디모데 후서를 참고하면, 데마는 영구 제명될 조짐입니다.
하지만 팀이 겪고 있는 위기의 순간에 이름도 존재감도 없던 백업 가드들이 교체되어 스테이지에 들어오기 무섭게 중앙을 향해 충격을 주면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두기고란 사역자에 대해 바울이 언급한 구절을 보십시오. “나의 모든 사정은 두기고가 여러분에게 알릴 것입니다. 그는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요 신실한 일꾼이요 함께 종이 된 사람입니다.” (골4:7)
사도행전 20장 4절을 보시면, 사도 바울 일행은 에베소의 아데미 신전에서 한 차례 소동을 겪고 그리스로 이동해서 그곳의 성도들을 격려합니다. 그 때 그곳의 유대인들이 바울을 해칠 음모를 꾸미는 것을 눈치채고 마케도니아로 도피할 때, 함께 동행한 이들 가운데 아시아 사람 두기고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에베소서 6장 21절에서 바울은, “진실한 일꾼인 두기고가, 내 형편과,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그 밖의 모든 것을 알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에베소서에서 두기고는 "사랑하는 형제요, 주 안에서 진실한 일꾼"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것에 더해서 “함께 종이 된 사람”이란 정보가 추가됩니다. (골로새서 4장)
디모데후서 4장 10-14절은 감옥에서 죽음을 앞에 둔 사도 바울의 개인적인 신랄한 메시지입니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나는 두기고를 에베소로 보냈습니다. 구리 세공 알렉산더가 나에게 해를 많이 입혔습니다.”
바울은 최후로 붙잡혀 투옥되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배반당하고 (알렉산더 포함), 감옥에 홀로 남겨진 삶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몹시 슬픈 어조로 "모두 나를 버렸다"고 썼습니다. 이것은 바울을 정식 재판에 기소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된 첫 번째 청문회에 자신의 팀 동료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한 극도의 서운함을 나타낸 것입니다. (딤후4:16-18)
그러나 바울이 하던 사역은 차세대 (그레스게, 디도, 두기고)가 계속해서 수행할 것입니다. 그들은 잘 키운 농구의 백업가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바울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바울은 당장에 외투, 책, 양피, 그리고 또 다른 도우미 마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마가는 바울 곁에 있지 않습니다.
바울이 모두가 옆에 없는 고독한 상황에서 그를 버팀목처럼 지탱시켜 준 존재가 무엇입니까? 바울은 그 존재의 고마움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두기고)는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요 신실한 일꾼이요 함께 종이 된 사람입니다.” (골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