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
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오리건 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졸업의 계절에 꼭 생각해 볼 것
졸업식이 많은 계절입니다.
정든 부모님의 가정을 떠나 타주로 가는 고등학생 자녀들로부터 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자녀들까지 졸업은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 문을 여는 뜻 깊은 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1월을 영어로 January라고 하는데 라틴어인 야누스 (Jan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입니다. 즉 양면에 얼굴이 있어서 앞과 뒤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January’가 ’야누스’에서 나온 것은 인생을 살면서 특히 중요한 시점이 있는데 이 시기는 뒤를 회고하고 앞을 전망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졸업도 야누스처럼 양면적 시점입니다. 졸업은 끝이지만 동시에 시작입니다. 그래서 졸업이 주는 유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아야 합니다.
본인께서 졸업하십니까?
그러면 그간 내가 학교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인지 침착하게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그 동안 가장 감사했던 분이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미래를 전망하며 과거에 배운 지식과 지혜로 이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지 계획하는 것은 참 가치 있는 일입니다.
혹시 어떤 분은 이번에 졸업하는 분이 자녀입니까? 축하드립니다.
사실 요즘은 아빠, 엄마가 졸업장을 받아야 할 만큼 졸업할 때까지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희생이 큽니다.
아빠는 자녀의 등록금과 사교육비로 등골이 휘고 엄마는 스스로를 ‘롸이드 인생’이라고 부를 만큼 많은 시간과 재정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자녀가 졸업하는 분들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자녀와 과거를 돌아보면 단 둘이 데이트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도 권고해드립니다. 그 동안 어려운 공부를 마쳐주어 고맙고 앞으로도 너를 신뢰하고 뒤에서 기도하는 후원자가 되어 주겠다고 축복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대학가는 자녀들에게는 새로 시작하는 대학생활과 현대 다원주의, 상대주의적인 지성사회의 분위기를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이제는 부모의 신앙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해 주셔야 합니다.
안타까운 통계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부모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자녀들 중에 대학에 진학하고 부모님과 멀어지게 되면 90% 이상의 자녀가 더 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현재 대학가는 떠오르는 선교지가 되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자녀들이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높은 연봉의 직업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의 영광을 위해 소명의식을 갖고 사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녀를 출가시킨 분들은 빈 둥지(Empty Nest)에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여성분들에게 자녀양육은 시간이 갈수록 직업과 같아지기 때문에 자녀가 졸업할 때 그 허전함으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정체성에 혼란이 와서 괴로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이 빈 둥지에 하나님의 은혜를 부지런히 채워두셔야 합니다. 빈 둥지가 항상 은혜로 충만해 있을 때 오히려 자녀가 떠난 기간은 훨씬 홀가분한 몸과 마음으로 제 2의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누리고 나누는 축복의 계절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