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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1-20 15:09
금호산업 인수戰, 고심 커진 박삼구 회장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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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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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이견을 빚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 금호산업 인수전이 시작됐지만 형제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뉴스1 DB © News1>
자금력 한계…대상, 신세계 등 전략적투자자 거론
금호산업 매각 공고를 앞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어떤 식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 단독으로 금호산업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경영권 확보에 우호적인 다른 기업과 손잡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상그룹과 롯데그룹, 신세계 등이 전략적투자자(SI) 후보로 거론된다.
21일 금호산업 채권단에 따르면 이달 말 보유 지분 57.6%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고 늦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보유 중인 지분이 모두 팔리면 금호산업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은 종료된다.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 받은 박 회장이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본입찰 이후 지분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가도 박 회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일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문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지분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이 승자의 저주로 끝나면서 돈을 지원해줄 재무적투자자(FI)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박 회장이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에도 한계가 있어서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은 1895만주 가량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2만2000원 정도로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4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가치는 최대 8000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박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수천억 원이 넘는 돈을 단독으로 조달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2011년 금호석유화학 지분매각으로 확보한 4000억원 가량을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투입하며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없어서다.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금호타이어 지분 9.15%를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법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지분가치가 1300억원에 불과한데다 해당 지분이 채권단 자금지원에 대한 담보로 잡혀 있어 이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여의치 않다.
업계 안팎에서 박 회장이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지분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대우건설에 대한 M&A실패 이후 자산 운용사나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권이 아닌 대기업 쪽에서 파트너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중에서는 대상그룹이 유력한 전략적투자자 후보로 꼽힌다. 미원과 청정원, 순창, 햇살담은 등을 대표 브랜드로 가진 대상그룹은 재계서열 48위의 기업이다. 임창욱 명예회장이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를 이끌고 있으며 부인인 박현주씨는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 부회장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여동생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뱉어내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대상그룹과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박 회장 남매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투자 안내문을 보낸 업체 중에서는 롯데나 신세계 등 유통업체들이 파트너로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건설이 주력인 금호산업 인수후보로 대형 유통업체가 거론되는 이유는 금호산업이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항공사를 가지면 물류망 확대는 물론 면세점 확보에도 다소 유리할 수 있다"며 "이런 장점을 이유로 금호산업 채권단이 롯데그룹 등 유통업체에게도 투자 안내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입장에서 자금력을 갖춘 인수 후보자와 경쟁하는 일은 불리할 수밖에 없고 자금을 마련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이들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맞고자 물밑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3년 금호타이어 지분 70%를 매입한 바 있는 군인공제회도 후보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유는 박 회장이 단독으로 금호산업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많으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가격이 올라가는 구조여서 박 회장은 내심 금호산업 매각이 흥행에 실패하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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