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미국인 케네스 배(좌),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가운데), 매튜 토드 밀러(우) 인터뷰 모습.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은 지난 2014년 10월 억류 6개월만에 석방됐고, 케네스 배와 매튜 도드 밀러는 같은 해 11월 풀려났다. (CNN 캡쳐) © News1>
핵실험 이후 되풀이되는 수법…북미관계 개선 및 대북제재 회피용
전문가 "미국인 체포, 북미간 끊어진 연결고리 이을 수도"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한 미국인을 적발해 조사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를 두고 북한이 4차 핵실험 등으로 인해 관계가 악화된 미국에 압력을 가해 경색된 북미 관계를 풀고자 하는 것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당국에 조사를 받고 있는 미국인은 미국 버지니아종합대학 학생인 왐비어 오토 프레테리크로 알려졌다.
통신은 그가 "미국 정부의 묵인, 조종 밑에 조선의 일심단결 기초를 허물어 버릴 목적으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관광의 명목으로 입국, 반공화국적대행위를 감행하다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11일에도 한국계 귀화 미국인 김동철씨가 지난해 10월 간첩 혐의로 체포돼 감옥에 갇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에만 미국인 2명의 억류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북한은 '미국인 억류 카드'를 통해 여러차례에 걸쳐 경색된 북미 관계를 타개한 바 있다.
지난 3차 핵실험 직후 북한은 5개월 넘게 억류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방북 의사를 전달하는 등 즉각 행동에 나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9년 2차 핵실험으로 북한이 안보리 제재 궁지에 몰렸을 때다.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직접 평양을 방문해 억류 중이던 미국 여기자 2명과 함께 귀국했고, 이로 인해 북미간의 대화 채널이 활성화를 띄기도 했다.
이같은 북한의 전례에 따라 북한의 이번 미국인 체포도 역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과거에도 핵실험과 같은 정국에 미국인을 억류한 바 있다"며 "미국에 있어 자국민 인권문제는 상당히 예민한 것으로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로 차기 대권 주자들의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인 체포 문제는 북미관계 개선에 있어 하나의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체포된 미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북한과 미국간 대화가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결국 북미간의 끊어진 연결 고리를 잇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북한의 미국인 체포가 안보리 등 북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 대비용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북한의 미국인 체포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등의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한 용도에 불과하다"며 "이를 희석시키며 미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북한 7차 당대회 이후 국면 전환을 이유로 북미간의 관계 개선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