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전문점에 진열된 액상 제품들./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흡연 습관 따라 과도한 니코틴 흡수 우려…1급 발암물질 포함
금연보조 수단은 니코틴 패치 등 한정적…2차 간접흡연 우려돼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지난 설 연휴 때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이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생각하고 어린아이 옆에서 거리낌 없이 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목격했다.
전자담배의 니코틴이 고함량이어서 담배로 분류되고 1급 발암물질까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지만 친구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
판매업소 점원으로부터 일반 연초 담배에 비해 훨씬 건강에 좋다는 얘기만 들었다는 것이다.
임씨는 전자담배도 엄연한 담배이며 니코틴 껌 같은 금연보조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설명했지만 정부가 전자담배 이용을 줄이고 연초 담배 이용을 늘여 결국 세금을 더 걷기 위해 정보를 각색한 것이라는 황당한 반응에 접해야 했다.
전자담배는 여성들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연초와 달리 피운 후에도 몸에서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지난 1월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지적한 보건복지부 발표에도 불구,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전자담배는 기체상 니코틴 함량이 연초 담배 1개비의 2배 정도이고 매우 드물지만 150회 가량을 연속 흡입하면 치사량에 이른다.
목에 걸고 다니는 제품 특성상 흡연 습관에 따라 과도한 니코틴 흡수가 우려된다는 것이 보건 전문가들은 공통된 지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자담배 기체상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와 중독물질인 니코틴 등이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발암성 물질이다.
국내 유통 중인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 105개 종류 중 높은 농도로 오염돼 있는 30개 제품의 기체상 니코틴 함량은 1.18~6.35g/㎥ 범위로 연초 담배 1개비와 비교할 때 2배 정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인한 금연보조 수단은 니코틴패치와 금연보조약물 등으로 한정돼 있다.
전자담배의 또 다른 맹점은 간접흡연에 의한 2차 피해다. 금연보조제로 생각하다 보니 간접흡연에도 관용적인 태도가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사는 "보다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전자담배에도 발암물질이 있다"며 "간접흡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