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프트뱅크, 기업 회생 위해 95억달러 출자
노이만, 구제 합의 따라 12억달러 퇴직금 챙겨
사무실 공유 서비스 업체 위워크가 가까스로 회생의 길을 밟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의 직원은 해고될 것으로 예고돼 있다. 그런데 회사를 위기에 빠뜨려 놓은 장본인 애덤 노이만 전 최고경영자(CEO)는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 나간다. 당연히 논란이다. 노이만 전 CEO는 약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나 챙겨 회사를 떠난다.
블록버스터급 기업공개(IPO)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위워크는 올해 초만 해도 기업가치가 470억달러로 평가돼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9억달러 손실을 기록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드디어 '결과'로 드러나면서 기업가치는 현재 5분의 1 토막까지 곤두박질쳤다. 노이만 전 CEO의 사치스러운 생활, 지분을 몰래 판 도덕적 해이 등이 문제로 불거졌고 결국 위워크는 상장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극심한 자금난에 처한 위워크는 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의 구제로 일단 파산 위기는 모면하게 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노이만 전 CEO는 최대 9억7000만달러 규모의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앞으로 4년 동안 컨설팅료로 1억8500만달러를 받게 된 것이 물의를 빚고 있다. 수천명의 직원을 회사 밖으로 내 몰게 한 원인 제공자인 노이만 전 CEO는 '성대한 퇴장'을 하는 것이다. 이런 모순적인 퇴임 패키지가 가능한 건 차등의결권 주식(dual class share·일반 주식보다 의결권이 더 많은 주식)을 경영진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창업자나 초기 투자자들에게 주로 지급되는 차등의결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은 이 제도의 장점으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장기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인수합병(M&A)까지도 시도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나타나더라도 경영진이 이를 방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반면 주주들은 의결권이 많은 주식을 보유한 설립자들이 투자자들의 모든 투표 결과를 통제할 수 있고, 누구를 이사회에 포함시킬지도 결정할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한다. 뭐든 맘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노이만의 수십억달러 위워크 퇴임 패키지는 창업자에게 지나친 권한(차등의결권 주식)을 줬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위워크에서 노이만 전 CEO는 주당 의결권 20표를 지닌 슈퍼주식을 가지고 있었고, CEO직에서 물러나기 직전 주당 10표로 축소했다.찰스 엘슨 미 델라웨어대학 기업지배구조센터 소장은 이러한 주식 제도는 CEO들이 퇴임을 논의할 때 그들한테 많은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CEO가 퇴임할 때는) 카드 몇 장을 들고 있는 사람(CEO)과 협상하는 것과 같다"며 그러나 슈퍼주식을 보유한 CEO는 "카드 전체를 들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협상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