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이라크서 피살
갈루치 "北, 미국이 이란에 집중한 사이 도발할 수도"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집중하면서 북미 간 교착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 이후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도 3000명이 넘는 병력을 추가로 파병하기로 결정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제거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지역에 자국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을 전망이다.지난해 미국을 향한 고강도 도발의 의미가 담긴 '성탄 선물'을 언급하며 한반도에 긴장감을 조성했던 북한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이틀만인 5일 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세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중동 현안에 관심을 표했지만 아직 관영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그러나 과거 북한은 지난 2017년 4월 미국이 북한과 우호 관계에 있는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습하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강하게 비난한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미국의 행위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비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비핵화 방법을 두고 북한과 미국이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문제를 두고도 북미가 이견을 보인다면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이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를 얻어내고 이로 인해 경제 발전이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최근 이란과 갈등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미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중동문제에 쏠릴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이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이 전에 없던 일을 할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그는 미국이 주요 외교 사안인 북한과 중동문제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동문제가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북한이 이 시기를 도발의 기회로 활용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또한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을 넘는 행동으로 판단해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연합훈련 재개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간)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향후 행동에 따라 한미 군사훈련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일각에선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 살해한 사건과 대북정책은 별개로 두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예정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RFA에 "중동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주요 외교 문제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전반적인 외교정책 기조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