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물밑 접촉?…대화 중단·재개 가닥, 신년사서 드러날 듯
'연말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가 말폭탄을 주고 받던 이달 초와는 달리 다소 잠잠한 연말을 보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선 북미가 조용한 것을 두고 물밑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한데 대해 '늙다리의 망령이 다시 시작됐다'고 비난하며 미국과 긴장감을 주고 받았다.
그러던 북한은 지난 14일 박정천 북한 조선이민군 총참모장의 담화를 끝으로 미국을 향한 비난 메시지를 멈췄다. 박 총참모장의 담화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일정 전날에 발표됐다.
당시 비건 대표는 북한에게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하며 공식적으로 회동을 제안했다. 다만 여기에 대해서도 북한이 공식적인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북미간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건 대표의 방한 이후 미국의 대북 관련 발언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수위도 조절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에 대한 군사적 감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비태세를 최고조로 높였다.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다고 알려진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까지 출현하는 등 미군은 성탄절을 전후해 주력 정찰기들은 연일 한반도 상공을 정찰했다.
미국이 이처럼 삼엄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북미 대화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잠잠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에는 물밑 접촉이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에 북한의 성탄절 선물에 관한 질문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닌) 좋은 쪽으로 놀라게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김 위원장이 내게 '아름다운 꽃병(beautiful vase)'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해 물밑 접촉 가능성에 힘을 실고 있기도 하다.
북한도 군사적 도발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크리스마스 선물' 없이 성탄절을 조용히 보낸데다, 전날(28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번 전원회의는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북미 대화의 '새로운 길'을 결정하기 위해 소집된다는 분석이 다수였다.
이 때문에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길'에 대한 방향성 제시라든지 일종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는데, 2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회의 의제나 김 위원장이 보고한 내용 등에 대해 다소 '로 키(low key)'로 보도했다. 이 역시 미국이 어떤 '의미있는 제안'을 했을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는 부분이다.
만약 북미 양측이 실제로 물밑 접촉을 했을 경우 북한과 미국은 협상 결렬의 '최대 고비'를 넘겼을 수 있지만, 향후 비핵화 대화의 전망은 낙관적이지는 않다. 북미간 이견차가 여전한 상황에선 '결렬' 상황을 막기위해 일시적으로 봉합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 중단이든 재개든 새 국면 전개에 대한 가닥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짐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