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탁구, 졌지만 의미있는 '단일팀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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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4 13:30

코리아 탁구, 졌지만 의미있는 '단일팀의 첫걸음'

글쓴이 : 시애틀N

세계탁구선수권 4강에서 일본에 석패

여자 탁구 남북 단일팀이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승패를 초월한 의미있는 첫걸음이었다.

한국과 북한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 중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남북 맞대결로 펼쳐질 예정이던 여자 단체전 8강전이 생략된 채 단일팀으로 4강에 진출해 일본과 승부를 펼쳤다.

한국 5명, 북한 4명이 모두 단일팀 엔트리에 포함된 가운데 그 중 3명 경기에 나섰다. 이번 대회는 복식 없이 단식만 5경기를 치러 그 중 3경기를 가져가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일팀은 한국의 전지희(35위·이하 세계랭킹)와 양하은(75위), 북한의 김송이(49위)로 일본에 맞섰다. 일본은 이토 미마(7위), 이시카와 가스미(3위), 히라노 미우(6위) 등 '톱 10' 트리오가 출격했다.

1단식에 나선 전지희는 이토에게 0-3으로 완패했다. 2단식에서는 김송이가 이시카와와 접전을 벌였으나 풀세트 끝에 2-3으로 패배. 3단식 양하은이 히라노에게 1-3으로 지면서 단일팀의 탈락이 확정됐다.

비록 졌지만 이번 단일팀은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 나온 의미있는 결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이후 27년만에 재현된 단일팀이기 때문. 남북은 대회가 시작된 가운데서도 뜻을 하나로 모아 전격적으로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어떤 잡음도 들려오지 않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이 갖는 무게감이 다르지만, 대한탁구협회는 올림픽 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철저히 선수들의 동의를 구한 뒤 일을 진행했다.

탁구대표팀 양하은이 3일(현지 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2018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 단체전을 앞두고 북한 선수와 연습을 하고 있다.(대한탁구협회 제공) 2018.5.4/뉴스1

단일팀이 구성된 뒤 한국 대표팀 주장 서효원은 "단일팀의 주인공이 돼 영광스럽다"며 "모두 힘을 합쳐 4강전을 꼭 이기겠다"고 했다. 북한 김송이와 한국 양하은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우리 잘하자"고 의지를 불태웠다.

국제탁구연맹(ITTF)도 단일팀에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은 "단일팀은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 본다"며 "얼마 전 남북 정상회담도 있었다. 스포츠가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탁구가 첫걸음을 뗀 단일팀 논의는 앞으로 타 종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복수의 단일팀 종목이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카누의 드래곤 보트 종목이 단일팀 추진 계획을 밝혔다. 탁구도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단일팀을 구성할 것이 유력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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