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 News1>
재계 총수, 일제히 4일 시무식 참석해 신년사 발표
위기극복의 과제를 안고 2016년을 맞은 재계 총수들이 4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숨가쁜 새해 일정에 돌입한다.
올해 기업들의 화두는 '생존'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록적인 저유가, 중국 경기침체 등 녹록치 않은 대외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서 올해는 '총선' 등으로 국내 변수도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총선이 시작되면 각종 포퓰리즘 공약에 재계는 몸살을 앓게 된다.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2%대 성장률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룹 차원의 시무식은 생략한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고려한 조치다. 그룹 차원의 별도 신년사는 발표하지 않고 사내포털을 통해 내부에서 공유하는 식이다. 다만 삼성전자 등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별도로 진행한다.
기존에 이건희 회장은 매년 신라호텔에 임직원을 모아놓고 신년사를 발표하는 식으로 시무식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5일 각 계열사가 여는 시무식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신년인사를 대신한다.
이 부회장은 계열사별 시무식 영상 등을 보면서 2016년도 사업계획 및 목표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엔 이건희 회장의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모일 계획이며 1월 중순에는 삼성의 신임 임원들을 신라호텔로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4일 오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며 새해 경영각오를 밝힌다. 정 회장은 그룹의 명운이 달려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와 미래를 책임질 '아이오닉' 등 새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EQ900의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럭셔리 마케팅에 나섰다. 제네시스는 5월 G90란 모델명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4일 오전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해 신년사를 발표한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으로 고전한 LG전자의 경쟁력 회복이 LG그룹의 최대 과제다.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LG전자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경영구상을 임직원들에게 밝힐 예정이다.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최태원 회장의 행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진행될 그룹 신년하례회를 시작으로 혼외자 공개 후 계속되고 있는 '칩거'를 끝내고 경영 행보에 나설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혼외자 공개라는 '커밍아웃'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SK그룹은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신년회를 열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이 이번 신년회에 참석하게 되면 3년만에 그룹 총수로서 신년회를 직접 주재하게 되는 셈이다. 2013년 1월 31일 법정 구속된 최 회장은 구속 직전인 2013년 1월 신년회는 화상 연결을 통해 챙겼다. 구속 이후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회장 대신 신년회를 주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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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이 혼외자식이 있다고 밝힌 29일 서울 종로구 SK본사에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
금호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도 각각 4일 오전 본사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한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연말 금호산업을 되찾으며 그룹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약해진 경쟁력을 회복할 계획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완전 계열분리됐다. 박찬구 회장은 계열분리 완료 후 첫 시무식에서 금호석유화학그룹 출범 원년의 의미를 다질 예정이다. 박찬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화학전문기업으로서 '금호'라는 유산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묻고 답하는 해가 되자고 당부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과 신년하례회를 갖고 떡국을 함께 먹으며 신년인사를 나눈다. 김 회장은 올해를 '혁신과 내실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기반 구축의 해'로 삼아 일류경쟁력 강화에 모든 에너지를 결집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올해를 세계경제 불안이 가중되는 위기의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에서 "한화그룹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올해를 담금질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업계1위의 핵심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4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시무식에 참석한 뒤 두산그룹 서울 본사로 이동해 직원들과 만나 신년인사를 나눈다. 지난 연말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 논란을 겪은 박 회장은 연말 사내 인트라넷에 게재한 신년사에서 '마음이 무겁다'는 뜻을 표현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발표한 신년사에서는 "경제혁신의 마지막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4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해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한다. 허 회장은 전경련 신년사를 통해 "노동 및 규제개혁을 신속히 추진해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과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분쟁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건전한 경영활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내외부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평창 올림픽 홍보로 바쁜 신년을 보내게 됐다. 조 회장은 4일 오전 대한항공 김포 본사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한 뒤 오후 강원도로 이동해 평창올림픽 홍보관 개소식 겸 조직위 시무식에 참석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