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3의 한마음 아파트 가능성…수도권에만 161곳
"주거지 성격상 당장 폐쇄 어려워…신천지 자체 폐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그러나 전국 곳곳에 숨어 있던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꺼져가는 코로나19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은 대구 달서동의 한마음아파트에서 40여명이 넘는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거주시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한마음아파트는 1985년 7월 준공된 지상 5층 건물 2개동의 시립 임대아파트다. 148명이 거주할 수 있으며 보증금은 20만원 초반대, 월세는 2만원~5만원 사이로 상당히 저렴하다. 입주 자격은 대구지역 사업장에 3개월 이상 재직하고 35세 이하의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1회 연장 할 수 있다. 오래된 임대아파트로 보이던 이곳에서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온 것은 지난달 말이다. 대구시는 이 아파트에서 확진자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역학조사를 실시, 뒤늦게 이곳이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조사 결과 입주자 142명 중 신천지 교인은 94명에 달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46명 모두 신천지 교인이다. 대구시는 지난 5일 건물을 통째로 봉쇄하는 '코호트 격리 조치'를 실시했다가 나흘 뒤 해제했다. 대구시에 존재하는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구시가 한 연립주택에 신천지 교인 3명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해 추가로 조사를 벌인 결과 5명의 교인이 더 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총 8명의 교인은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밖에도 대구신천지교회 인근 원룸촌이나 오래된 아파트 등에 신천지 교인들이 모여 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추가 집단거주시설이 나올 가능성은 농후하다.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은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각 지자체가 조사한 결과 집단거주시설은 전국 곳곳에 있었다. 수십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한마음아파트처럼 교인들간의 집단감염 사례가 언제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시의 경우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주거시설은 무려 47곳에 달한다. 대부분 빌라와 아파트, 오피스텔 등 일반 주거용 건물로 이곳에는 종교 갈등으로 집을 나왔거나 포교 활동을 위한 교인들이 모여 살았다. 서울 외 경기도에 85곳, 인천시에 24곳이 신천지 집단거주시설로 파악되면서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에서만 총 161곳의 집단거주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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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첫 코호트 격리된 한마음아파트에서 확진자를 태운 버스가 생활치료센터로 향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
수도권 외 지방에도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은 포진해 있었다. 충북도의 경우 101곳의 신천지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시설은 2~10명 정도가 모여 활동하는 소모임방 또는 집단 합숙 숙소들로 사용됐다. 강원도에서는 89곳의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이 나왔다.대부분 아파트 등 주거시설로 이가운데 40곳 정도는 강원 지역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원주에 모여 있었다. 광주 역시 신천지 교육센터와 성경 공부방 등 112곳을 확인하고 폐쇄조치했다. 112곳 중에는 아파트와 원룸 등도 일부 포함됐다. 지자체는 신천지 집단거주시설이 확인되는 즉시 방역 조치에 나서는 등 감염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혹시 제2, 제3의 대구 한마음아파트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집단주거시설을 '폐쇄'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 공부방, 예배방과 달리 신천지 교인들이 모여사는 주거시설은 실제 사람이 거주한다는 점에서 폐쇄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지 대부분이 아파트나 빌라 등으로, 주거시설"이라며 "주거시설을 폐쇄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측에서 일부 사택을 제외하고 다른 곳으로 자체 이주를 하겠다고 현재 그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