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군부, 마두로 끌어내야"…군병력 일부 가세
충돌로 71명 부상…폼페이오 "마두로 쿠바행 막아라"
베네수엘라에서 30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군사적 충돌로까지 격화했다. 수도 카라카스는 푸른색 완장을 찬 반정부 시위대로 가득찼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군사 봉기'를 외치며 군부의 동참을 촉구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는 자신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쿠데타 시도가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AFP·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카라카스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반정부 세력을 이끌고 있는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카라카스 공군기지 부근에 중무장 군인을 이끌고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자유를 위해 마두로와 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과이도 국회의장이 군 병력 및 시위대와 함께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들 반정부 세력은 팔에 푸른색 완장을 차고 카라카스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과이도 의장이 군과 함께 반정부 시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다음 날인 1일까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대규모 시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에 정부군은 장갑차, 물대포, 고무탄을 활용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총격전을 벌이고,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지 의료기관에 따르면 이날 양측의 충돌로 모두 7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명은 총상을 입었다. 사망자도 1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시위는 이날 오후부턴 소강 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과이도 의장은 시위를 마무리 한 뒤 "마두로는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마두로를 끌어내리는 '자유의 작전'을 수행할 것을 모든 군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브라질 정부는 이날 베네수엘라 주재 자국 대사관을 통해 베네수엘라 군인 25명이 망명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군부는 베네수엘라 국민과 정부에 충성하겠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영TV를 통해서는 국방장관과 공산당이 자신과 함께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은 또한 이번 쿠데타 시도는 미국의 명령에 따라 시행됐고, 결국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과이도 국회의장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했다.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군은 헌법과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강탈에 맞서 국회와 합법적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편이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마두로가 활주로에 쿠바 아바나행 항공기를 준비시켜 놨다"며 그가 망명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한 과이도 의장을 향해서는 "비행기를 불태워 버려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쿠바를 겨냥해서는 "쿠바군이 베네수엘라 헌법의 죽음과 파괴를 초래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즉시 중단하지 않을 경우, 최고 수준의 제재와 함께 완전하고 완전한 금수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