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슈퍼 화요일'(14개주 동시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경선지 중 절반이 넘는 9개주에서 승리하며 최소 399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면서다.
하지만 가장 많은 대의원(415명)이 걸린 캘리포니아주의 승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나타나 최종 결과까진 아직 지켜봐야 한다.
◇ 바이든 8개주·샌더스 4개주 승리: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228명의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주를 포함해 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앨라배마·매사추세츠·아칸소·오클라호마·테네시·미네소타 등 9개주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특히 바이든은 흑인 최초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와 좋은 궁합을 보여줬던 만큼, 흑인 유권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부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외에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중도파와 고령층의 지지를 얻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샌더스 의원은 캘리포니아주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버몬트, 콜로라도, 유타 등 4개주를 가져갔다. 이날 샌더스 의원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322명이다. 그는 젊은층과 히스패닉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로써 5차에 걸친 민주당 예비 경선에서 두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바이든 453명, 샌더스 382명이 됐다.
두 후보는 저마다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로스엔젤러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좋은 밤이다.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사람들이 괜히 슈퍼 화요일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 승리 직후 "오늘 밤 나는 절대적으로 확신을 갖고 말한다. 우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 블룸버그 중도하차할 듯…트럼프는 승리 자신 :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완주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8300억을 쏟아붓고도 대의원 33명을 확보하는 데 그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4일 중도 하차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매사추세츠주마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내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경선 포기엔 선을 그으면서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더럽다' '패배자'란 표현을 써가며 민주당 후보들을 비방하는 한편, "유권자들은 누가 이길지 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 샌더스-바이든 양강구도…7월까지 이어질 듯 : '슈퍼화요일'에선 전체 대의원 3979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357명의 대의원을 뽑는다. 대선 후보가 되는데 필요한 대의원 1991명의 약 68%가 이날 하루에 결정되는 것이다. 이날의 승자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확률이 높은 이유다.
WSJ은 슈퍼화요일 결과와 관련, "바이든은 슈퍼화요일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기록했고, 샌더스는 캘리포니아를 얻었다"면서 "둘 중 누가 오늘의 승리자가 되든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접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