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문학-시] 행복을 선사한 천사 친구(임풍 시인)

행복을 선사한 천사 친구
-피겨여왕 김연아

해 맑은 봄날
사푼사푼 꽃밭을 나는
모두들 좋아하고 노래하는
웃지 않아도 예쁜 나비

뜨거운 여름날
연꽃 잎 파란 맑은 연못 위를 날고
지지배배 노래하며 물 찬
검은 옷 아름답게 제비 빛나고

겨울 소치의 거친 빙판 위를
훨훨 날며 춤추는 김연아는
불평이나 미움이나 눈물을 모르는
색이 바뀐 하얀 메달에 입 맞추며
모두에게 행복을 전하는
한 점 거리낌 없고 신뢰할 수 있는
천사는 영원한 우리의 친구.

<해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전 세계에 피겨 스케이트의 빛나는 연기력을 과시한 김연아 선수에 대한 송시이다. 작가는 김 선수를 “예쁜 나비”와 아름다운 “제비”의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행복을 선사한 천사 친구”라는 시 제목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작가는 김연아 연기의 수월성만을 찬양하지 않는다. 그는 금메달을 획득했어야 할 김 선수가 심판관들의 편파적 오류로 인해 은메달을 받았음에도 그것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불평이나 미움이나 눈물”을 보이지 않는 의연함과 성숙성을 보인 점에 시적 모티브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금이나 은메달을 초월하여 최선을 다한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김 선수의 태도가 오히려 더욱 진한 감동을 주었기에 작가는 그녀를 “신뢰할 수 있는 천사”이며 “영원한 우리의 친구”로 승화시켜 축송하고 있는 것이다. 김연아의 미소는 황금메달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