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시인의 아메리카 천국] 애쉴랜드(Ashland)

애쉴랜드
(Ashland)

시스키유스 산맥과 캐스케이드 산맥의 정기가 모이고
옛 인디언 다켈마 부족이 물레방아를 찧고
한때 금광의 열기가 뜨거웠던
오레곤 남쪽 지방의 작은 마을 애쉴랜드
1935년부터는 쉐익스피어의 영혼의 도시이다.
여름마다 쉐익스피어 축제가 열려
매년 삼십오만 이상 관광객이 방문하여
“나흘을 머물고 네 편의 연극을 관람한다.”*
스트랫퍼드 호텔(Stratford Inn)**에 여장을 풀고
나도 나흘을 묵으며 연극천국의 시민이 되었다.
첫날은 엘리자베스 야외극장에서 「한 여름 밤의 꿈」
둘째 날엔 앵구스 보우머 극장에서 「리어 왕」
셋째 날엔 검은 백조 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넷째 날엔 소극장에서 「햄릿」을 감상했다.
매일 매표소 앞 줄을 서서 사람들과 나눈 정담과
관람 후 무대구경과 배우들과의 만남 역시 문화 체험.
100에이커의 수목이 울창한 리시아공원(Lithia Pk.)
그 산책로의 계곡물소리가
몸과 마음을 초록색으로 물을 들였다.
이태리 레스토랑의 지중해식 농어요리와 커피는
청춘을 되돌려 주었다.
드높은 애쉴랜드 산정***의 흰구름이 사랑의 양식
음악을 연주하는 산림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사랑과 예술과 자연이 아름다운 애쉴랜드
마음이 즐거우니 하루 하루가 천국이었다.

* “Stay four days and see four dramas”라는 말이 전통이 되었다.
** 쉐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영국의 <Stratford-Upon-Avon>을 따온 호텔명
*** 애쉴랜드 15마일 밖의 7,523피트 고도의Mt. Ash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