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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1-02 10:02
[신년시-김백현] 사발시계가 이런 말을 했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891  

김백현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사발시계가 이런 말을 했다

 
낭패였다 원숭이 얼굴 같은 사발시계가 중천에서 재깍거리고 있었으니 신년보다 늦은 기침과 일출보다 빠른 알람 사이에 낭패는 자명해져 있었다 분침은 저보다 잰 초침을 붙잡지도 않았고 또한 굼뜬 시침을 깨우지도 않았다 분수를 지킨 셈이었다 새해 첫날만은 함께 출발하고 싶었는데… 늦었으므로 또 밤일을 시켰던 나보다 더 큰 마음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 곳엔 먹기 위해서 먹히지 말아야 할 만인경기장이 있었으니 지난날 벽시계의 시절 낭패의 역사는 깊었다 살아 남은 자가 강하다는 언성과 함께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 어조로 달려왔었다 촌각을 채 써는 초침보다 시각을 뭉텅 자르는 시침보다 더 큰 소리로 알람은 울렸지만 분침은 긴 혀로도 분수를 지켰다 당시 분각을 무두질하던 분침의 무언 조율을 흉내라도 냈어야 했는데… 어찌하여 내 낭패는 낭패만을 낳았을까 
  
만났지만 지나친 낭패의 정글 끝에 진화의 법칙이 있었으니 신생의 분수가 반짝이고 있었다 짧거나 긴 팔들이 한 방향만을 고집했더라면 창이나 화살로 사라졌을 터인데… 세쌍둥이들은 레이더처럼 한 배꼽을 한 머리로 동그란 하늘을 그리고 있었다 60 배속(倍速)의 동시성으로 낭패를 넘어서 낭패를 지워가는 분수를 보여줬다 송구영신이라는 의식이 일몰과 일출의 과분한 흉내임을 내 사발시계는 말하고 있었다 재깍재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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