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폴스보(Poulsbo)*의 바다 한 접시
시애틀의
유월 하늘은 스캔디나비아 바다 물빛이다.
북해와
발틱해의 강렬한 초록 물결의 하늘
흰구름
크루즈를 타고 “작은 노르웨이” 폴스보로 갔다.
킷샢(KITSAP) 반도의 한 작은 어촌 마을인 폴스보,
일찍이
북유럽풍의 지형에 이끌려 정착해 고기를 잡고
배를
만들며 벌목과 농사를 짓던 바이킹들의 옛 동네.
호수처럼
잔잔한 물결과 그 해안가에 자리한
노르웨이
특유의 붉은 목조건물들로 형성된 다운타운,
언덕
위의 고풍스런 교회와 화려한 꽃들로 치장한 주택들,
깊은
명상에 잠긴 항만의 수많은 요트들,
노르웨이
그리그(Grieg)의 음악 “페르귄트(Peer Gynt)”가
서정적
선율로 연주되는 오페라의 무대 같았다.
해안의
레스토랑 광어요리에서 갈매기의 노래 소리 맑고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빵집(Sluys Poulsbo Bakery)의
엘몬드
도넛은 디저트로 일품, 오슬로 거리를 걷는 감흥을 주었다.
“폴스보
예술 산책”(Poulsbo Art Walk)은 바이킹 고유한 문화와
후손들의
현대 작품들과의 어우러짐을 볼 수 있었다.
<푸른물
화랑>(Blue Water Gallery)은 그 안이 바다,
바닷물
화랑 속에 들어가 화가와 예술품을 만났다.
공예가가
바닷물을 떠 구워낸 <바다접시>를 아내에게서 선물
받고
꽃잎들을
녹여 빚은 <화단접시>를 선물했다.
<바다접시>에서 그리그의 <페르귄트의 아침>이 감미롭게 들렸다.
해안가
둘레 길을 산책하다 빈 보라색 벤치에 앉으니
온
몸이 보라색 물이 들어 마음이 모처럼 귀가 웃는 것을 보았다.
노르웨이
하늘을 만지고 바다를 만지고 그리그를 만난 폴스보 여행,
다시
흰 구름 크루즈를 타고 돌아오는 길
선상의
아내 친구, 그녀의 이마에서 해당화가 환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폴스보: 시애틀 서쪽 킷샢 반도의 한 작은 노르웨이 문화의 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