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자
포옹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들 품에 안길 때
가슴이 뜨거워졌네.
아, 이 마음이 내가 엄마 품에 안겼던 그 기쁨.
너와 나, 높은 담으로 서로 못 본체 했었지.
너는 어른 안에 사춘기가 다시 온 듯
엄마를 향한
눈길이 빙산 같았지.
엄마, 이젠 엄마를 많이 안아주기로 결심했어.
이 말에 눈물이
앞을 가렸네.
아들이, 정말
고마워…
하나님도 오래 기다리셨겠지.
그가 돌아오는
길이 참 멀었지만
나의 눈물 기도에
화답해 주셨네.
이것이 천국의 삶이 아닐까.
전쟁 테러,
지진 홍수로 세상 무섭지만
그래도 우리는
따뜻한 가슴으로
따듯한 가슴으로
포옹하며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하리.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하리.
<해설>
사랑 중에 부모의 자식사랑이 가장 지극하고 절대적이다. 이성간의 사랑은 상대적이요 감각적이기에
그 곡진성이 자식사람만 못하다.
그러기에 자식사랑의 상처 또한 가장 깊고 아프다. 이성간의 사랑처럼 포기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는
언제까지나 자식의 냉대를 참고 견디어 극복해야 하는 천륜적인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도 작가는 자식의
“빙산”같은 태도에 견디고 인내하며 신에게 의존하여 기도를 해 결국 자식으로부터 포옹을 받는다. 그
사랑의 승리를 시적으로 승화하여 독자의 가슴을 진동시킨다.
문학은 감동을 주어야 한다. 감동을 주는 문학은 몸으로 부대끼는 고통의 체험에 근거해야 한다. 바로
이 작품은 시 사상이나 표현의 미학에 가치성이 있지 않고 바로 작가의 몸으로 부대낀 고통과 사랑의 기쁨의 순질한 표현에 그 미덕이 있다.
기교가 아닌 순수한 마음의 언어와 정조가 더욱 강한 연민의식을 불러일으켜 독자들이 그를 꼬옥 껴안게 만드는
것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