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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04 01:46

[이춘혜의 신앙시] 귀로

글쓴이 : 시애틀N

이춘혜 시인

귀 로

해는 서산 중턱에 걸리고

호수에 찰랑이는 물결 석양에 더욱 곱다
호수에 비친 내 얼굴 세월만큼이나 낡았다

뒤 늦은 귀갓길
서둘러야 할 이유도,기다리는 임도 없건만
돌아가야 할 곳은
텅-빈 내 마음 같은 구석진 단칸방

우격다짐으로 하루하루를 메우고
가슴으로 살아온 일상의 배열 속
눈에 어른거리는 당신의 모습!

사라져가는 하루의 연장선상에서
오늘이 어제보다 내일이 오늘보다
더 한층 기쁜 날이라고 장담할 수 있으랴

밤마다 하늘에 운집한 별들을 쳐다보며
언젠가 별에 가 닿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품고 쳐다보는 하늘
아득히 멀어 가 닿을 순 없어도
믿음의 눈으로만 보이는 그리운 본향
내 인생 골짜기에 숨겨진
당신과 함께하면 내 마음이 천국이건만

황금보석으로 치장한
다달이 열두 가지 다른
열매가 무르익는 본향 언제 가려나

재촉이는 걸음
나도 내 속을 모르는데
짙은 어두움은 찾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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