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목 시인
세월호
대참사
아
통탄할 일이로다
하늘
땅도 무심하여라
만물이
소생하며 꽃들이
울긋불긋
화창한 4월의
봄날
천인공노(天人共怒), 천벌을 받을 사람들
금수보다
못한 비인륜적
무책임한
사람
필
듯 말 듯 꽃망울 머금고
내일의
희망찬 꿈나무들
눈에
넣어도 아리지 않는
귀하고
귀한 아들 딸들이
차디찬
남해바다에 허망하게 수장되다니
온
국민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열망
속에 맹골해역 진도 앞바다엔
험난한
노도와 사투하며
불철주야
사력을 다하는 구조대
잠수부들
최후의 한 순간 한 목숨
구하려는
안간힘 다하는 그 모습
오늘도
진도 앞바다에는
하늘도
치렁치렁 머리 풀어
궂은
비 찬바람에 애타게 부르다
울부짖는
저 통곡소리
이
모두가 누구의 잘못인가
이
모두가 남의 일 아닌
내
일이라 생각하면 그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고 비통하며
슬픔이
크겠는가
두
번 다시 이런 비극 참사는
이
땅에 없기를 간절 간절히 기원하며
삼가
수장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해설>
세월호는
온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침몰하고 어린 학생들은 한 사람도 살아서 구조되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의 작가는 이 비극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임을 인식하고 “천인공노”할 “금수”보다 못한 책임자들의 죄를 고발하고 있다. 잔인한4월은 “꽃망울”같은 학생들의 생명을 “수장”시킴으로써 온 국민에게 좌절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메시지는 이 참혹한 비극은 국민 모두의 잘못이고 곧 나의 잘못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통한 참사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경고이다. 그렇다.
이번 사건은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부도덕성에서 발생된 빙산의 일각이다.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조명하고 새롭게 성숙하고 거듭나야 하는 계기가 되어야 저 억울한 원혼들이 눈을 감을 것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간절히 비는 작가와 함께 온 교포들은 머리를 숙이는 바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