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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22 17:08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문창국] 겨울 미루나무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562  

문창국 시인

 
겨울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겨울 들판의 주인이다.
거칠 것 없는
바람이 지배하는 땅에서
허리 꼿꼿하게
바람과 맞서 있다.
 
어머니께서 마지막 숨을 몰아 쉬던
임종의 순간이 지나고
내가 잡아드린 손, 힘이 다해
하늘과 만나는
미루나무 계단 타고 오르셨다.
 
살면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한여름 새들과 함께 한 녹음의 계절
가지에 달린 잎새는 운동장의
만국 깃발처럼 나부꼈다.
 
한 계절 가슴으로 새긴 편지
바람 가는 대로 날려 보내고
빈 가지에 걸린 외로움
눈꽃도 피우지 못하는 허물
 
유배지보다도 못한 세한(歲寒)의 땅
뿌리까지 파고든 허기
견딘다.
 
하늘에 긴 몸 헌신하는 미루나무
초록 계절과 함께 전해올
파릇한 답신 기다린다.
 
 
<해설>
 
작가는 겨울 미루나무를 한파와 맞서 치열하게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로 그리다가 그의 어머니가 타계하며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의 형상으로 묘사한다

그는 또 미루나무를 여름의 청춘과 가을의 고독한 심상(心象)으로 유추해내고 있다. 미루나무의 가장 적절한 정체는 “유배지만도 못한 세한의 땅”에서 “뿌리까지 파고든 허기”를 견디어 내는 강한 견인주의적 존재이다

그 강한 견인성은 깊은 신앙성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그 나무는 새 봄이 오면 하늘의 기쁜 소식(“파릇한 답신”)을 가져올 메신저의 표상으로서 작가 자신의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의 가치성은 바로 작가의 종교적 메시지를 시적 모티브로 구축하고 적격한 이미지로 축조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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