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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03 01:45
[신년 수필-박순실] 평범한 삶이 내게 주는 것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914  

박순실(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평범한 삶이 내게 주는 것

어린 시절에는 그리도 더디 가던 세월이었는데, 책가방 사준다던 약속의 명절이 자고 또 자도 오지 않고 손가락을 수없이 쥐었다 폈다 해도 더디기만 해 애태우던 시절이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세월이 빨라지고 하루가 짧아진 것을 느낄 때는 내가 늙어가고 있을 때인 것 같다. 정말 세월은 빨리도 간다. 2016년 첫 날에 떡국을 먹으며 나는 각오했었다.

금년은 좀더 자상한 엄마, 좀더 부드러운 아내, 좀더 도움이 되는 친구, 외향적인 말보다 내적인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을 했지만 2017년을 앞에 놓고 생각해 볼때 자식에게 불평도 했고 남편과 다투기도 했고 친구에게 사랑도 못 나눠줬고 2016 새해 첫날에 각오가 아무 소용없이 지나간 것을 생각하니 이렇게 맥없이 살다가 어느 날 이 세상을 떠나면 후회할 일이 많을 텐데 하는 불안감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한 해의 끝자락이 되면 이렇게 허무하게 내 손에도 내 가슴에도 텅 빈 그릇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 같아 무언가 채우려 욕심 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따르릉… 옆에 놓아둔 전화벨이 울린다. 친구의 목소리….."오늘 열두 시 약속 안 잊었지?"

나는 깜짝 놀라 옷을 주워 입고 차 시동을 건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렇게 평범한 시간이 나의 삶이고 이 평범한 하루하루가 내 모습인 것을…

일상 속에 깨우침이 새해 첫날에 원대한 꿈보다 더 알찬 내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2017년에는 주어진 삶 속에서 충실히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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