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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03 02:05
[신년 시-이경미] 찜질방 가는 날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142  

이경미 시인(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찜질방 가는 날

 
세상과 소통하며 손때 묻은 장기는
특수 포경수술로 두세 겹 껍질을 벗겨
햇볕 좋은 곳에서 말리겠습니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해 축축한 마음은
온탕에서 푸욱 삶아
냉탕에서 응고된 찌끼로 걷어내고
약탕에서 정이 통하는 모든 통로를 향해
쑥향제를 올린 후
햇볕 좋은 곳에서 말리겠습니다
 
달착지근한 땀과
격한 숨과
끈적끈적한 업보까지

햇볕 좋은 곳에서 말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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