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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03 17:30
[신년 시-조영철] 자화상(自畵像)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037  

조영철 시인(서북미 문인협회 이사장)

 
자화상(自畵像)

 
들녘에 내린 별이 너무 많아
그 이름을 몰랐다지만
거센 바람 빗겨오는 눈비가
흙 속에 눕기 전에 밟고 밟아도
말없이 풀잎과 동거하는 모습마저
그저 굴러다니는 나뭇잎이라 여겼다
 
어둠을 걷어내는 햇살 앞에
먹구름을 겹겹이 둘러서
바람의 길마다 빗장을 내려
무의식이 쌓이는 뒤안길도
그냥 비껴가면 내일이 보일 듯했는데
 
비 오면 비를 맞고
바람 불면 바람이 되어
허락한 낟알 몇 개 두 손으로 받아
해를 닮은 달걀로 웃으면서
목이 터지는 닭울음 소리 홰를 치며
새 아침을 깨운다
한낱 짐승나를 흔든다.
 
 
-정유년 닭띠 해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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