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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12 23:17
[제8회 시애틀문학상 수상작-수필 가작] 늙은이, 노인네, 그리고 친구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912  

김소연
         

늙은이, 노인네, 그리고 친구


요즘들어 유독 주변에 노인분들이 많다. 아니 노인이라고 하기 보다는 친구라고 해야 될것 같다. 왜냐면, 친구를 사귀는 것에 있어 연령이 중요한가?라는 생각을 하고, 그건 친구의 조건에 중요한 점이 아닌것을 깨닫고 나서는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

친구로서 노인분들의 좋은 점을 말하자면, 첫째, 인생의 연륜을 통해 얻어진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둘째,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담하고 싶거나 터놓고 싶은 대화가 있는데, 늘 한결같이 들어주신다.

셋째, 항상 무언가를 챙겨주실려고 하고, 젊은 사람 열심히 일하는것을 '좋을 때'라고 하시며 격려해 주신다. 언제나 뭐든 나눠주시려고 하시고, 뭐든 맛난음식을 해주시려고 하시는 어르신들만의 '특유의 정'을 나눠 주신다.

노인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같은 사회적인 기준으로 보았을때 70세 이상으로 봐야 될것 같다. 친구로서 노인분들의 장점은 노인분들 입장에서 보았을때는 조금은 이기적으로 보일수 있지만, 앞만 바라보고 달리는 늘 바쁜 생활에 사랑과 정을 늘 나눠주시는 그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친구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 같다.

내가 생각하는 친구란 힘들때나 괴로울때 그리고 행복하거나,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늘 한결같이 옆에 있어 주는 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날 문득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그냥 뵙고 싶을때, 갑작스럽게 연락을 드리고 찾아 뵈어도, 반갑게 만나주시는 노인 친구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닌가 싶다.
    
때론 그분들의 옛날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한번 말씀이 나오면 1930년대 중반에 태어나셔서 시대별로 마치 역사 이야기를 듣는듯 착각이 들 정도로 그 시대적 상황을 아주 잘 묘사하셔서 말씀해 주신다. 그 하셨던 얘기를 똑같이 몇번을 반복 하시고 말씀하셔도, 그리고 몇시간이 흘러도 정말 당시로 되돌아 간듯 신이 나셔서 말씀 하신다.

늘 느끼지만, 육체적으로 변화가 왔을 지언정 ,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그 어린 시절 그대로인것 같다.  이미 오래 전 10대때나 20대때 그리고 중년을 거쳐 노년에 들어서도 그분들의 마음 만큼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어제 일같이 생생하지...' 나의 노인 친구분들은 그렇게 표현하셨다. 아니, 표현 했다기 보다 옛추억을 회상하면서 말씀하실때는 마치 그 시절로 되돌아간듯 신이 나서 열변을 토하신다. 

듣는 이조차도 처음에는 지루함과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같지만, 그 열정에 빠져 들게 되면 현재의 일처럼 흥미 진지하게 느껴진다.

타국살이에서 제일 힘든일중 하나가 대화가 통하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대화가 통한다는 말이 참 쉽지 않다. 미국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대부분 학연과 지연, 혈연과 상관없이 그저 같은 동네 같은 도시 같은 주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만남을 이어간다. 참으로 이상적인 만남인데, 그 소중한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직장인 남편을 둔 친구들은, 남편직장의 발령이 나면 대부분 다른 주로 가는데, 어느정도 정이들고, 깊이있는 만남이 이어질때쯤 헤어짐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하는 가정은 멀리 이사를 갈 일은 확률적으로 적지만, 그들의 시간을 내가 보고 싶다고, 만나고 싶다고 쉽게 만난다는 것이 참 어렵다. 나 조차도 몇명의 전업주부인 친구를 신나게 만났다가, 개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에 그들과의 시간을 함께 맞추는 것이 부담이 된다 싶더니, 연락이 소원해 지고, 아예 끊어지게 되었다.

한국어가 아닌, 영어권친구들은 이상하게 그 만남이 속깊은 대화를 나누기가 참 어렵다.

아마도 영어의 표현이 충분히 전달이 되지 않아서 인지.... 그들은 대화는 잘 들어주지만, 공부해서 하는 영어적인 표현은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가 챙피해지고, 대화의 흐름이 끊기기가 쉽다. 

물론 가볍게 가끔 만나기에는 정말 편하기도 하지만, 울고 싶을 정도로 속상한 일이 있어 말하고 싶어질때, 혹은 그냥 시끄럽게 떠들고 싶을때, 언어적인 문제와 함께 문화가 다르다 보니, 서로의 문제를 잘 이해 못할수도 있기에, 참 외국인 친구는 사귀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세상살이에 더 이상 어떠한 미련도 없고 혹여 있더래도, 마음만큼은 청춘이지만 육체가 따라주지 못해 천천히 남은 여생을 즐길줄 아시는 노인 친구들을 만나며 느낀점은...나이가 들면 죽는 다는 불변의 법칙이 마음까지도 서서히 죽여가는 것인줄 알았는데, 그것은 절대법칙이 아닌것을 알았다.

젊은이들이 가끔 쓰는 단어중 하나가 노인을 표현할때 '늙은이'라는 말을 곧잘 쓸때가 있다. '저 늙은이 이상한데' 혹은 '저 노인네가 왜그러지'등등 주로 부정적인 표현을 쓸때 잘 나오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그런 단어가 젊은이들은 그저 쉽게 뱉는 말이지만 언제나 청춘이신 노인 친구분들을 볼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이제 부터라도, 우리가 노인분들 혹은 어르신들이라는 단어를 쓸때는 '영원한 오빠&언니'라고 부르면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 한다. 사회적 기준으로 무언가를 묶어서 그렇게 만들면 그렇게 되는 세상이 아닌, 영원히 변하지 않는 우리의 마음, 즉 자유로운 영혼을 속박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나의 늙은이, 노인네분들이, 더이상은 육체적으로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고립되지않고, 모두 세상밖에 나와 소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나의 노인 친구분들을 보며, '노장은 살아있다'라는 것을 깨달으며, 나도 세월이 흘러 육체가 변화더래도 저분들 처럼 마음속의 청춘을 가지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며, 노인 친구분들을 올해가 가기전에 서둘러 찾아 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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