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봐도 남자가 봐도 멋있다. 전쟁터에서는 직진하면서 사랑 앞에서는 도망치는 모습에 실망하기보다 그의 진심을 알기에 더 애처롭고 마음이 쓰인다. 매사에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울 줄 아는 귀여운 매력까지 겸비했다. 이런 서대영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최근 뉴스1스타가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배우 진구는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서대영처럼 깊이와 무게감이 느껴지는 상남자인 동시에 예능PD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넘치는 끼와 재치를 겸비한 유쾌한 남자였다.
진구는 '태양의 후예'에서 태백부대 소속 모우루중대 부중대장 서대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윤명주(김지원 분)와 애틋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주연 커플인 송중기와 송혜교 못지 않게 시청자의 사랑 받고 있다.
Q:가히 폭발적인 인기다. 서대영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송송커플은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이라 풋풋한 설렘을 주는 반면, 구원커플은 헤어졌다 다시 만나도 보고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런 점이 나이든 연령층 취향을 저격한 게 아닐까 싶다. 또 묵직하게 한 사람을 사랑하는 서대영이 여자들의 로망인 것 같기도 하다."
Q:서대영과 진구의 싱크로율은?
A:"실제 제 사랑방식이 배어있는 것 같다. 와이프는 처음부터 결혼할 거라는 마음이 들었다. 묵묵히 지켜보는 신중한 편이지만 확신이 서면 만난 기간과 상관없이 "결혼하자"고 고백하는 돌직구 스타일이다."
Q:극중 상대역인 김지원과 12세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케미가 좋다.
A:"예전에는 여배우들이랑 있는 게 불편했다. 일부 새침한 여배우의 모습이 예의없어 보였다. 먼저 다가와서 싹싹하게 대하는 김지원의 모습에 마음이 좀 풀렸던 것 같다. 촬영장에서 지원이가 먼저 다가와줬다. 팔짱끼고 어깨동무도 하고 스스럼없이 대했다. 그래서 더 좋은 케미가 나왔던 것 같다. 지원이가 저의 여배우 울렁증을 많이 깨줬다. 정말 고마운 후배다."
Q:스타가 아닌 배우의 길을 걷는 느낌이다.
A:"사실 데뷔작이었던 드라마 '올인' 때 받은 상처가 컸다. 그때 인기 거품이 꺼지는 과정을 겪었다. 거품이 빠지는데 딱 15일이 걸리더라. 그 후로 3년 동안 나를 찾아주는 사람도 없고 오디션을 봐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영화 '비열한 거리' 개봉할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비열한 거리'를 통해서 반짝거리진 않아도 다른 의미의 스타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갈 길은 연기를 잘하고 굵직굵직한 캐릭터를 하는 것이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잘생기고 멋진 건 포기했다."
Q:'태양의 후예'를 통해 '연기' 잘하는 '스타'가 됐다. 동시 방영 중인 중국에서도 드라마 열풍이 대단하고 24개국에 수출됐다. 한류스타 반열에 들어선 기분이 어떤가.
A:"이런 날도 오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정말 고맙지만 그래도 지금의 인기에 붕 뜨지 않으려고 덤덤하려고 애쓰고 있다. 앞서 말했듯 인기의 거품을 맛봤기에 잘 안 휘둘리고 안 믿는다. 나중에 중국 프로모션을 가서 팬들로 꽉찬 공항을 본다면 좀 신기할 것도 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Q:묵직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실제 성격도 과묵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밝고 유쾌한 것 같다.
A:"'비열한 거리' 이후 센 캐릭터 위주의 대본이 많이 들어온다. 실제로는 많이 외향적이고 발랄하다. 밝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도 긍정적이다."
Q:'태양의 후예'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결말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추측 결말을 본 적이 있는가.
A:"드라마 관련 게시판 글을 봤는데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두고 추측하더라. 그 만큼 드라마에 대한 애정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제 말 한마디, 단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할지도 모르니까. 다만 모두가 드라마 결말을 마음에 들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후반부에 사건이 많은데 김은숙, 김원석 두 작가가 마무리를 확실히 짓고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