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김세정과 연우진의 호연 속에 첫방을 마쳐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5일 오후 처음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극본 김민주/연출 이정미 최상열/이하 '너노들') 1~2회에서는 주인공 홍이영(김세정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홍이영은 불운의 아이콘인 취준생 팀파니스트. 잡다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고단한 인생이다.
그러던 홍이영의 곁에 특별하고 조금은 이상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장윤(연우진 분). 홍이영에게 뜻밖의 호의를 베풀며 등장한 장윤은 시시때때로 그 곁을 맴돌아 눈에 띈다. '돈 되는 일은 뭐든 한다'며 관심을 산 장윤은 극 후반부 홍이영에게 이브닝 콜 아르바이트를 제안받으며 두 사람 사이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될 것을 예고했다.
'너노들'은 첫 회에서 극이 표방하는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남주완(송재림 분)의 지휘와 홍이영의 오디션을 필두로 하는 음악드라마, 홍이영과 장윤 사이 '아웅다웅 케미'를 바탕으로 한 로코, 홍이영의 꿈과 장윤의 과거 잔상으로 대표되는 미스터리물을 드라마 한 회 분량에 녹여냈다. 장르를 넘나들며 산만해질 위험이 있었으나, 주인공 홍이영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전개해 자연스럽게 극을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임팩트를 줄 부분은 놓치지 않았다. 홍이영이 기억을 잃은 시간을 회상할 때 칼이 나오는 장면을 겹치게 해 그가 심상치 않은 일을 겪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으며, 방송 말미에는 연우진이 살인사건을 목격했다는 것을 알려 향후 이야기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돋보였다. 드라마의 포문을 연 김세정은 고달픈 청춘부터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에 아파하는 여자까지 다양한 결의 연기를 자유자재로 보여주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자칫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만취 연기까지 훌륭하게 해내 극 전반부를 잘 이끌었다. 후반부는 연우진이 받혔다. 그는 김세정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인물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섬세하게 만들어냈고, 엔딩 장면에선 살인사건 도구로 추측되는 칼을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봐 긴장감을 높였다. 이들의 연기는 '너노들'에 흥미를 더했다.
미스터리와 로코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복합적인 장르, 깔끔한 이야기 전개, 배우들의 호연 덕에 '너노들'은 첫방부터 뜨겁게 예열을 마쳤다. 기본기를 잘 다진 '너노들'이 흥미요소로 얽힌 매듭을 잘 풀어내 월화극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