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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15 14:55
민대홍씨 JMT 여행기(5-끝) 레드 메도우즈 도착하며 ‘종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874  

민대홍씨 부부 JMT여행기(5-)
 

감사할 게 많았던 여정으로 기억될 것

 
달콤한 하룻밤을 보내고 또다시 출발이다. 오늘따라 산불로 인한 매캐한 연기가 계곡과 하늘을 뒤덮고 있다.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동안 자연을 지키고 인간의 생존을 도우며 함께 해온 산림들이 재로 변하고 있음을 생각하니 타 들어가는 나무만큼이나 마음이 쓰리고 아파온다.

오늘부터는 큰 고개도 크게 힘든 곳도 없이 그저 잘 닦여진 트레일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오고 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혼자 걷는 사람, 커플이 걷는 사람 그리고 그룹으로 걷는 사람들의 비율을 따져 본다.

매번 다르겠지만 이번 경우로 본다면 나홀로 족 35%, ‘커플족 40%, 그리고 그룹팀 25%정도 되는 것 같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눈길이 사람들은 동반자가 없는 나홀로 족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얼마나 외롭고 심심하고 쓸쓸할지를 생각해본다

어느 한 쪽을 잃고 잃은 배우자를 생각하며 이 트레일을 걷는 사람도 생각해본다. 나로서도 이 같은 생각이 결코 쓸데없는 비약이나 상상은 아니다

나는 2013년 늦봄, 폭설이 시애틀을 강타하던 어느 날 산행을 하다 아내와 함께 눈사태를 맞아 흔적도 없이 눈에 파묻혀 99%인 죽음의 문턱에서 정말 거짓말 같은 행운으로 10여분 만에 빠져 나왔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내는 20여분이 넘어서야 내 등산용 스틱에 가까스로 감지돼 이승으로 되돌아온 잊을 수 없는 생애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기쁨이 동시에 교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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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로서는 동반자없는 나홀로 족을 보면 늘 아픈 마음으로 바뀌어 온갖 상상을 하게 된다. 내 옆에서 누군가와 함께하고 대화하고 토닥거리는 일상의 일들이 누구에게는 하찮고 평범한 일이겠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고 예사롭게 들리질 않는다. 행복이란 녀석은 늘 뒤에 숨어있다 힘들고 외로울 때만 나타난다.

이런 행복과 가까워지고 친해지려면 우리 삶의 뒤에 숨어 있는 행복을 항상 찾아내는 고도의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자연과의 교감은 긴장감 속에서도 이루어진다. 이곳은 야생 곰의 천국이다.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해마다 수백 마리의 곰 사냥을 허가할 만큼 많은 곰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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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장에는 가끔 곰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트레커들은 음식 냄새를 맡고 찾아올 수 있는 야생 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모든 음식물들과 비누 치약 등 향료가 섞인 물품들은 반드시 밀폐용기로 된 곰통(Bear Box)안에 보관해 취침 전 텐트에서 최소 30피트 이상을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또 하나 JMT에서 경계해야 할 존재가 바로 모기다.

 6월부터 7월 중순까지는 야생화가 피어 아름답지만 모기와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 반면 8월부터는 대부분 꽃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모기는 거의 없다. 자연에 동화된다는 것은 어렵지만 그만큼 우리는 너무나 편함과 안일함을 추구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

속절없이 흐르는 물처럼 어느덧 3일이 더 가고 오늘은 JMT 북쪽을 연결하는 끝 지점인 레드 메도우즈(Red Meadows)에 들어가게 된다.

캘리포니아주 유명 스키장이 있는 맘모스 레이크(Mammoth Lakes)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레드 메도우즈는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는 JMT PCT를 오가는 수많은 트레커들의 터미널 역할을 하는 곳으로 분주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다. 2012JMT 북쪽구역 트레킹을 이곳에서 시작해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Happy Isles에서 끝을 낸 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니 예전에 없이 한기를 넘어 추위가 느껴지며 손발이 시렸다. 안하던 고생(?)을 잠깐 거치는 것도 가끔은 긴장을 위해 필요하리라 생각하며 부지런히 보따리를 챙겨 출발을 서두른다

3.5마일만 가면 우리만의 JMT종점이 나타난다. 1992년 번갯불로 인해 시작된 산불로 엄청난 규모의 산림이 초토화가 돼버린 화재 현장을 지난다.

이번에 발생한 JMT 인근 화재도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고 사그러들지더 큰 걱정은 이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트레커들의 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지. Mammoth지역의 산자락을 보니 여전히 희뿌연 연기가 가득하다.

추위가 재촉해 서둘렀던 트레킹은 1시간여만에 레드 메도우즈에 도착하며 남북을 연결하는 910일간의 JMT 트레킹은 끝을 맞았다. JMT 215마일 전구간은 이번을 끝으로 겨우 한번 완료됐지만 내 맘속 트레킹은 계속 진행형일 것이다.

또다시 기회를 만들어 2, 3번 아니 10번이라도 다시 걷고 싶은 곳 존 뮤터 트레일(John Muir Trail)로 되돌아 올 것이다.
 
이번 여정에는 주위에 감사할 일이 특별히 많다

비숍에서 사우스 레이크(South Lake)까지 태워다 준 조앤과 쿠르트 부부, 그리고 우리 부부를 위해 손수 만든 고추장 볶음에서 낚지 젓갈, 깻잎장아찌에다 트레킹 후 몸보신까지 하라며 용돈까지 보내주신 미주 아름다운 부부 산악회 회원들의 사랑과 온정에 허리를 숙여 감사 드리며 이 여행기를 그분들께 바친다.

또한 트레킹 기간 동안 소화제 한 알, 반창고 한 개의 사용도 사양한 우리 둘의 몸에 대해서도 특별한 고마움과 자부심을 느낀다.

끝으로 910일 동안 내 옆에서 살아 숨쉬는 숨소리를 들려주고 함께 할 수 있었던 나의 아내에게 큰 절을 올린다.

미주 아름다운 부부산악회 등산 사진 등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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