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 "이번 정권에선 개성공단 가동 재개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 인사들까지 대거 참석해 의견개진해 눈길
평통 시애틀협의회(회장 노덕환)가 지난 휴일인 18일 턱윌라 라마다 인에서 개최한 ‘김진향 박사 초청 통일강연회’가 몇가지 점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 박사는 2시간여에 걸쳐 “한반도 평화통일의 모델인 개성공단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감정과 논리를 조화시켜 설명했고, 이례적으로 장시간에 걸친 강연회였는데도 참석자 150여명은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귀를 기울이는 이채로운 모습을 보였다.
평통 자문위원이 30% 정도 참석하고 나머지 70%는 일반인이 참석한 이날 강연회에는 시애틀지역 보수와 진보를 상징하는 양측 단체 임원들도 참석해 북한문제를 놓고 이념적 충돌이 우려됐지만 대체로 차분하게 질의 응답이 이어지며 시애틀 한인사회 성숙된 강연과 토론 문화를 보였다는 평을 들었다. 극소수의 참석자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질문 등에 잠깐 야유를 보낸 것은 ‘옥에 티’로 지적됐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 문을 열어 한국의 기업들이 자본과 기술력을 갖고 들어가 북한의 땅과 노동력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했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북한의 핵실험 등을 이유로 폐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 행정관을 지냈고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7월까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지내며 북한측과 다양한 분야의 협상을 담당했던 김 박사는 현재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박사는 “개성공단에는 한국기업 120개가 입주했고 북한 근로자가 가장 많을 때 5만4,000여명, 남한 임직원이 최고 3,000여명이 14년을 함께 어울려 지내면서 말 그대로 매일 매일 평화와 통일을 이뤄낸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시작했을 때 우리 기업들은 1인당 월 200달러선까지 임금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북한측 요구는 1인당 50달러였고, 결국 임금 인상이 이뤄져 2015년에는 1인당 15만원의 상상할 수도 없는 임금을 주면서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개성공단을 보면 한반도 통일이 보인다”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현재 재개되지 못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반드시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의 강연이 끝난 뒤 보수단체인 애국단체연합의 김수영씨와 오준걸 전 평통 회장은 질의자로 나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등으로 인해 한미간의 동맹에 금이 갈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다. 김 박사는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정책은 ‘굳건한 한미동맹’이며 대북 정책도 이 같은 기조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애틀지역 진보단체인 ‘늘푸른 연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종상씨와 퓨알럽에 살고 있는 한국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도 질문자로 나서 “개성공단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으며, 왜 우리는 개성공단 폐쇄와 분단의 진실을 알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김 박사는 “그 동안의 정부와 언론 등은 구체적인 개성공단의 진실을 밝히기를 꺼려 했다”면서 “개성공단이 재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가자”고 당부했다.